정의선·황창규 '자사주매입' 서두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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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황창규 '자사주매입' 서두르는 이유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0월 07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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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부양·지배구조 개선 등 분석 엇갈려…주주가치 제고 사활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좌)과 황창규 KT 회장(우).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 재계 '수장' 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어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표면적인 공통분모는 '주주가치 제고'. 하락하는 주가를 자사주 매입 카드로 저지하는 일종의 '분위기 쇄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에 대해서는 증권가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자사주 매입 릴레이에 주가도 덩달아 오름세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 316만주를 주당 15만8000원, 총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현대차 대주주로서 총 317만995주를 확보, 1.44% 지분율을 갖게 됐다.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현대차그룹주는 정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전날보다 2.53% 오른 16만2000원, 현대글로비스는 7.33% 급등한 21만9500원, 현대모비스는 3.49% 상승한 22만2500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현대차 측은 단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고 선을 그었다. 증권가 의견은 엇갈렸다.

KDB대우증권 박영호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관련 이슈로 확대 해석하는 건 무리"라며 "기아차, 현대위아 등 종전 계열사 지분율 확대와 유사하게 대주주 지배력 확보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시기적으로 현대모비스의 1% 자사주 매입에 이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매입은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 회장에 앞서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 8월 27~28일 양일간 자사주 2000주를 주당 48만9496원에 장내 취득했다.

네이버는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지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는 8월 52주 신저가를 이어가는가 하면 지난 2013년 9월9일 48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50만원대를 밑돌았다.

김 대표는 5년 전인 지난 2010년에도 주가부흥을 위한 자사주 매입을 감행, 이번 조치 역시 그간 부진했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김 대표의 자사주 매입 이후 9월 말부터 주가 오름세를 보였고, 현재 55만원 선까지 회복된 모습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지난달 30일 자사주 3000주를 매입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주당 평균단가는 2만9771원으로 총 1억4885만원 규모다.

◆ "주주가치 제고 목적…지배구조 이슈 무관"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게 위해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통신시장에서 상반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록하겠다는 자신감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KT는 전일 대비 2.33% 상승한 3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9월 중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번에 매수한 주식 퍼센티지는 현대차 비율과 비교하면 많이 낮다"며 "현대중공업 쪽 주식을 매수한 것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이슈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중공업 쪽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현대중공업 측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수 의사를 먼저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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