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물산' 그룹 '투톱' 코스피 4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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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성물산' 그룹 '투톱' 코스피 4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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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에 60조원 매출 달성 목표…제일모직 60여년 만 역사 속으로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통합 삼성물산'이 그룹내 '투톱' 지위와 코스피 시총 '4위'의 위엄을 갖추고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합병무산' 가능성을 불러올 만큼 강력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방해를 물리치고 결국 합병에 성공, 현재 등기와 신주 교부·상장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건설과 상사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5년 안에 6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다짐이다.

◆ 삼성그룹 '투톱' 코스피 시총 4위 예고…숨가빴던 53일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은 2일 첫 합병법인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선출한다. 서초사옥에서 출범식도 가진다. 

법률적으로는 제일모직이 존속 법인이고 삼성물산이 소멸 법인이지만 통합법인의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정해졌다.

이로써 1954년 탄생한 제일모직이라는 명칭은 6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돼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글로벌 의(衣)·식(食)·주(住)·휴(休)·바이오 사업을 선도하면서 그룹 내 삼성전자와 '투톱'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시가총액 4위 자리를 예고한 상태다.

1일 종가 기준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22조9500억원이다. 삼성전자(159조원), 현대차(32조2705억원), 한국전력(31조1353억원), SK하이닉스(25조433억원)에 이어 5번째로 크다.

여기에 지난 26일 거래가 정지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 7조5141억원을 더하면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30조4641억원이다. 한국전력의 뒤를 이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4위에 위치하게 되는 셈이다.

합병 과정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합병 결의 사실이 발표된 지 하루 만인 5월27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주 자격으로 합병 반대의견을 통보한 것이다.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부당하다는 근거였다.

6월4일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했다고 공시하고 이후 주주제안, 가처분신청 등의 방식으로 공식적인 합병 저지에 나섰다.

그러면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등 우호세력 결집했다. 실제 일부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엘리엇에 힘을 실어주자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결성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측은 대응에 진땀을 뺐다. 임원들이 직접 소액주주들을 1명 1명 찾아다니면서 의결권 위임을 당부하는 이례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관련 홍보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결국 엘리엇의 지분공시 이후 44일에 걸친 격전 끝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승기를 잡았다. 7월17일 양사는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가결했다. 합병 발표부터 따지면 53일 만에 달성한 쾌거다.

그러나 숨을 채 돌리기도 전 엘리엇의 승리에 베팅한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유출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동반 약세로 돌아섰다. 합병 이슈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던 차다. 미국·중국발 불안감 등 증시에 부정적인 악재들도 불어 닥쳤다.

주주총회 전날 6만9300원이던 삼성물산은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6일 4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제일모직의 경우 주총 전날 19만4000원에서 지난달 25일 13만4000원까지 무너져 내렸다. 그러다가 요 며칠 새 빠르게 회복해 이날 17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고 '뉴 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하면 주가 흐름이 긍정적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뉴 삼성물산'은 4일 합병법인 등기 절차를 진행하고 14일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법인의 신주를 나눠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 0.35다. 기존 삼성물산 주식 1주를 가진 주주는 0.35주의 합병 법인 주식을 새로 받게 된다.

옛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교부된 신주가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마무리된다.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수(이하 보통주 기준)는 1억8969만45주다.

◆ 등기·신주상장만 남았다…신 성장동력은 '바이오'

뉴 삼성물산은 B2B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우면서 글로벌 리더십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키로 했다. 

합병으로부터 시너지를 창출, 연간 매출 규모를 작년 33조6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6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연평균 10.2%의 성장률을 지속하면 달성 가능한 목표다. 이를 위해 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CEO가 참석하는 시너지 협의회를 운영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합병 법인의 직원 수는 제일모직 4300여명, 삼성물산 8200여명을 더해 총 1만2500여명으로 불어난다.

사업포트폴리오는 건설·상사·패션·식음레저·바이오 등 5개 부문으로 갖춰진다.

특히 바이오부문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1조8000억원대의 신규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신약 시밀러 개발회사인 바이오에피스의 경우 나스닥 상장이 검토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당분간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사업영역을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건설 등 4개 부문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지도부 역시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 김신 상사부문 사장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주주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사회적인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주권익보호를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CSR위원회 등을 신설, 이사회 승인을 거쳐 조만간 가동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삶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 되겠다"며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바이오 사업을 포함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2020년 매출 6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건 물론 주주와 적극 소통하면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주총 후 삼성물산 주가가 약세를 보인 건 단기적인 수급 요인이 컸다"며 "그러나 통합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인덱스펀드 중심으로 신규 투자가 유입될 수 있고, 건설과 패션부분의 실적도 올해 4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어서 주가 흐름이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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