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친' '심멎'…인터넷 '신조어' 많이 알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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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친' '심멎'…인터넷 '신조어' 많이 알면 오빠?
  • 김일원 서순현 인턴기자 iwk@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28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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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20대 모르면 50대] ①언어생활편…사회현상 반영 신조어 증가

국어지만 사실상 외계어다.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난무하고 있는 신조어들이다. '흐름'과 '훼손'이라는 긍부정적인 인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교차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슬랭(slang)'으로 통하는 영어식 속어가 난무하고 있다. head out(떠나다), jailbird(전과자) 등 유래를 알 수 없는 표현들이 대화를 점령하고 있다. 교과서에 익숙한 영어를 일상 에서 밀어내고 있다고 한다.

실제 상당수 국내 영어교육업체들은 이러한 표현만을 모아 별도의 강의자료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는 도구로 기업들 역시 최근 앞다퉈 사용하고 있다.

이쯤 되면 덮어놓고 따지기 보다는 시류(時流)에 몸을 싣는 게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김일원 서순현 인턴기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를 사용한 문장을 살펴보자.

"나 어제 '여사친'이 '여소' 해줬어. '심멎' 당해서 다음에 또 만나려고 연락했는데 나보고 '고답'이래."

"'솔까' 너 '유리멘탈'인거 뻔히 아는데 '광탈'했다니깐 안쓰럽다. 그래서 '현타'왔니?"

이 문장들에는 총 8개의 신조어가 포함돼 있다. 이 신조어들을 몇 개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언어생활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는 우스갯 소리가 네티즌들 사이에 돌고 있다.

여사친은 '여자사람 친구', '여소'는 '여자소개', 심멎은 '심장이 멎는다', 고답은 '고구마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외에 소개된 신조어로는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유리멘탈'(강하지 못한 정신력), '광탈'(광속탈락), '현타'(현실 자각 타임)이다.

◆ 최근 3년 신조어의 출현 1311개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는 도중 이해가 가지 않는 단어를 마주하는 소비자들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날마다 새로운 신조어들이 탄생하고 있는 영향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미디어 新문맹: 국민의 신조어에 대한 인식 및 수용행태'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성인남녀 전체 평균 45.1%가 이해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의 '2014년 신어 조사 보고서'에는 문화∙제도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사물과 개념을 표현하기 위한 신조어가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적시돼 있다.

지난해 생산된 신조어의 경우 전반적으로 일반어가 전문어에 비해 7배 정도 많았다. 최근 3년간 신조어의 출현 분포를 비교한 결과 조사된 신조어의 수는 총 1311개다.

이는 SNS의 폭발적인 사용 증가와 다양한 매체를 통한 의사소통 증가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의사소통의 계층이 폭넓어지고 언어의 경제성과 유희성을 추구하는 현실도 신조어 증가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루밍족'(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세히 살펴본 뒤 모바일 쇼핑을 하는 사람), '출퇴근 쇼핑족'(출퇴근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사람) 등 사회적 소비성향을 반영하거나 특정 행위를 하는 무리를 지칭하는 신조어는 27.46%를 차지했다. 점진적 증가세다.

이외에도 '앵그리맘'과 같은 외래어를 기반으로 만든 신조어의 비율도 64%로 높게 나타났다. '너곧나'(너의 의견이 곧 나의 의견),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다) 등 축약형 어휘도 많았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언어는 다양한 의사표현의 방법으로 사용되므로 자기 표현 수단이라는 점에서 신조어들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다만 의사소통이라는 점에서 언어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인터넷 신조어들은 소비자들의 경제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유통업체들은 스웨그 마케팅을 통해 이러한 신조어들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스웨그 마케팅'(Swag Marketing)이란 사회적 이슈, 트렌드, 유행어 등을 재미있게 제품 소개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SNS와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활발한 소통을 추구하는 20∙30대 연령층 소비자들이 주 공략 대상이다.

   
 

◆ 급성장중인 인터넷 신조어 마케팅 전략 '스웨그 마케팅'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기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유통기업들은 이를 적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11번가는 자사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심쿵딜'이라는 기획전을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했다. 20∙30대 연령층 소비자들이 신조어를 좋아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심쿵'(심장이 쿵쾅쿵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심쿵딜'을 시작한지 1달 남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반응이 매우 좋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최신 트렌드 의류, 잡화를 꾸준히 선보일 수 있도록 이러한 기획전과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은 젊은세대의 위트와 트렌드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신조어 활용 이후로 해당 상품들이 전반적으로 2배 가량 매출 신장을 기록한 만큼 향후 이러한 마케팅의 규모를 더욱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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