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AK제주항공' 사명 변경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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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AK제주항공' 사명 변경 "어렵네"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27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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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서 내용 불이행 논란 제주도와 '이상기류'…"기업경영 간섭 아냐"
   
 

[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출범 당시 제주도와 체결했던 협약서 사항을 위반해 마찰을 빚고 있다. 

올해 말 상장을 준비중인 제주항공이 'AK제주항공'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와 사전 협의 없이 홍보에 나선 것이 도화선이 됐다.

제주도는 사명 변경 자체보다는 협약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 공문으로 미리 알렸다…답변도 하기 전 언론 발표 "성급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상반기 실적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엔 다음달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제주항공'이라는 사명을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이 애경그룹 주력 계열사임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제주도는 도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을 제주항공이 앞서 언론에 발표한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출범 당시 제주도에게 50억원의 출자를 받으며 체결했던 협약서에 따라 사명변경과 같은 사항은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발표 전 공문을 통해 알렸다고 했지만 제주도가 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협의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주도 측 입장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라는 이름에서 제주도에 대한 홍보 효과뿐 아니라 제주도와 함께 하는 지역 항공사라는 의미로 출자한 것"이라며 "AK제주항공이 될 시 지역보다 기업이 앞서기 때문에 제주도 지역항공사라는 이미지 자체가 상쇄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변경되는 것은 법인명일 뿐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브랜드명은 이전과 같이 '제주항공'을 유지한다고 해명했다.

제주도는 'AK제주항공'이라는 법인명과 '제주항공' 브랜드명의 정확한 사용처를 구분해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건 이뿐만이 아니다. 

8월 현재 제주항공은 상근 임원 가운데 1명은 제주도가 추천하는 자로 선임해야 한다는 협약서 제8조 내용 역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상근임원 추천권 행사 안돼…작년 11월 추천했지만 소식 '깜깜'

제주항공 측은 제주도 도지사 변경 등의 사안으로 추천이 미뤄지고 있을 뿐 제주항공이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해당 자리가 공석이 된 후 추천이 미뤄진 것은 사실이나 11월 해당 임원을 추천했지만 현재까지 발령이 나지 않았다.

제주도청 공항인프라확충추진팀 현학수 팀장은 "지난 18일 제주항공 임원이 직접 찾아와 사명변경 건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사용처에 대한 내용을 빠른 시일 내에 보내기로 했다"며 "기업경영에 간섭하려는 것이 아니라 협약서 사항을 지켜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으로 인해 제주도가 그간 얻은 홍보효과는 매우 크다"며 "성장해 가면서 출범 초기 만큼 제주항공에서 제주도의 입지가 클 수는 없겠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맺은 만큼 협약 내용을 어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제주항공 출범 당시 자본금 200억원 중 50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25%를 확보했지만 이후 자본금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현재 지분율은 4.54%다.

제주항공은 현재 AK홀딩스 68.37%, 애경유지공업 16.32% 등 애경그룹이 85%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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