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일본롯데 고지 선점…지분·신격호 동의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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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일본롯데 고지 선점…지분·신격호 동의가 변수
  • 이호영 기자 eeso47@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07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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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롯데그룹 '몸통' 일본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신동빈, 일본롯데 고지 선점지분·신격호 동의가 변수

[컨슈머타임스 이호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를 차지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신 회장은 L투자회사 12곳 가운데 10곳(1·2·4·5·7·8·9·10·11·12)의 대표이사로 지난 6월 30일 취임했으며 7월 31일 등기 기재까지 완료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L투자회사의 신임 이사진에는 아라카와 나오유키(荒川直之) 롯데홀딩스 이사,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 등 신 회장 측 인사들로 대거 포진했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호텔롯데의 사실상 대주주인 만큼 신 회장과 그의 측근이 L투자회사의 이사진 자리를 꿰찬 것은 한·일 롯데 장악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1번부터 12번까지 번호가 붙은 L투자회사는 호텔롯데 지분 72.65%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 단일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이지만, 나눠져 있는 지분을 합하면 L투자회사가 실질적인 지배사라고 볼 수 있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또다른 상위 지배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을 포함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나머지 이사진도 신 회장의 사람들이다.

신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뿐만 아니라 L투자회사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밀려났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의 이사진 대부분이 겹치고, 유상증자 등으로 얽혀 있는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신동빈 회장은 6월 30일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사실상 일본 롯데 장악을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온 셈이다.

신 회장 측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승리'를 장담한 것도 이처럼 절차상 준비를 해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가 된 것과 지분 소유는 별개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 L투자회사의 지분 구조가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L투자회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지분이 적지 않다면 신 회장의 한·일 롯데 장악 시도에 제동을 걸 소지가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역시 우호지분을 놓고 신동주·동빈 형제가 서로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주총회 향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이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이뤄졌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이를 문제 삼아 법적 공방을 벌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동의 아래 지난 6월 30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고 해도 그 이후에 신 총괄회장이 이를 취소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달 15일 이후 신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한다는 지시서를 작성한 바 있다.

지난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 경영진과 한국 롯데 노조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는 등 세 몰이를 하며 본인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귀국을 미루고 아버지 곁에 머물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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