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소비부진 심화될 가능성 커"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한국 경제의 소비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소비성향 더 하락할 가능성 크다' 보고서를 통해 "향후 장기 성장률에 대한 가계의 기대가 추가적으로 떨어져 소비성향 저하 추세가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비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인 이상 가구의 전체 평균소비성향은 2007년 76.6%에서 작년 72.9%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72.3%로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적인 기대성장이 낮아지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현재 소비를 줄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고 연구원은 소비자가 일생 동안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총소득 규모에 맞춰 소비를 균등하게 배분할 때 효용이 가장 커진다는 생애주기가설 모형에 따라 현재의 소비성향을 분석했다.
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람들의 예상 기대성장률이 점진적으로 줄어들었다고 가정하면 7년에 걸쳐 소비성향이 2.9%포인트까지 하락한다"며 "특히 20대에서 소비성향 하락폭이 1.4%포인트로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가정했을 때 기대수명의 변화는 소비성향을 최대 4.5%포인트 하락시키고, 이는 고령층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고 연구원은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기대수명에 따른 소비저하는 점차 진정되겠지만, 가계가 기대하는 장기성장률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소비성향의 조정이 앞으로 수년간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2%대 성장률이 올해 이후 지속된다면 기대성장률도 추가적인 하향조정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수서비스 육성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소비성향도 제고할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며 "관광, 헬스케어 등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는 부문에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안정적인 수요 확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늘리고 안전망을 구축해 노후불안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소비 위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