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명가' 김영사 '두 얼굴' 소비자 등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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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명가' 김영사 '두 얼굴' 소비자 등돌리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03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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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박은주 전 대표 김강유 회장 고소 "그는 교주였다" vs "박 전 사장이 회사에 손해 끼쳐"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정의는 무엇인가' 등 당대 인기서적을 여럿 내놓으며 출판명가의 자리를 지켜온 김영사가 돈과 권력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면서 추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회 문학과 지성의 산실 역할을 해온 출판사의 '두 얼굴'에 소비자는 물론 문단에서도 탄식이 새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마음의 양식'을 위해 아낌없이 지불한 '쌈짓돈'이 결국 이 같은 내부분열과 아귀다툼의 단초가 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영사 김강유 회장이 사실상 '교주'로서 군림해왔다는 등의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 법정 다툼을 넘어 '막장 드라마'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상호 비방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이번 김영사 사태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 박은주 전 김영사 대표 김강유 회장 배임·횡령 고소

Q. '국내 최초 출판업계 여성 CEO', '미다스의 손' 등의 수식어가 뒤따랐던 박은주 전 김영사 사장이 김강유 회장을 고소했다.

== 김영사 박은주 전 대표는 김강유(김정섭에서 개명) 현 대표이사 회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조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사장은 고소장에서 김 회장이 도산 위기에 놓인 형의 회사 '한국리더십센터'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35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고 20년간 경영에 기여하지 않고도 급여를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또 2008년부터 비자금을 만들어 매월 1000만원씩 송금하도록 한 점, 보상금 45억원을 준다고 속여 박은주 사장 소유 회사 주식과 가회동 사옥, 퇴직금까지 모두 포기하게 해 285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한 점 등도 문제 삼고 있다.

Q. '대가리가 컸다'는 등의 폭언과 '교도소 보내겠다'는 등의 강압도 있었다고.

== 박은주 전 사장은 27일 일부 언론에 배포한 사건 경위서에 '창립자는 책보다는 망해가는 형님회사를 지원하는 일이 급했던 것 같다'고 썼다.

'한국리더십센터'에 돈을 쏟아 붓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자 '이제는 대가리가 컸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소리를 쳤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김영사 주식 포기각서와 가회동 사옥 재산 포기각서에 서명을 강요하며 그렇지 않을 시 '쇠고랑을 채워서 교도소에 보내겠다'는 등 고함을 지르며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서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Q. 법적 문제뿐 아니라 '교주'등의 폭탄 발언이 더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 박 전 사장은 김영사에 들어간 직후인 1984년부터 2003년까지 20년간 부모님을 버리고 법당에서 생활했다며 김강유 회장에 대해 '교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박 전 사장은 그 20년 동안 월급·보너스·주식배당금 등 본인이 벌어들인 돈 총 28억원을 김강유 '교주'에게 바치고 대신 자신은 20만원의 용돈을 받아 썼다고 토로했다. 김강유 회장과 유부녀와의 염문설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심지어 법당에서는 김강유 회장을 '살아있는 부처님'으로 모셔 그에게 삼배를 해야 했고 그의 말을 들으려면 무릎 꿇고 두 손 모으고 들어야 했다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김강유 회장이 '사이비 종교'의 중심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Q. 두 사람은 본래 돈독한 사제지간으로 출판업계 '미담'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다.

== 1979년 평화출판사에 입사하면서 출판계에 발을 디딘 박은주 전 사장은 1982년 김강유 회장에게 발탁돼 김영사로 이직했다. 박 전 사장은 이후 김강유 회장에게 '금강경'을 배우며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다. 

김강유 회장은 1989년 당시 32세에 불과했던 박은주 전문 편집장을 대표이사로 낙점하는 파격 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본인은 수행에 정진하겠다며 모든 권한을 이임해 이는 출판계 미담으로 남게됐다. 

이후 박 전 사장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먼나라 이웃나라', '정의란 무엇인가', '안철수의 생각'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며 경영자로서 전성기를 보냈다. 연매출 1억~2억원 수준의 군소 단행본 출판사를 한때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출판업계 큰손으로 키워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 한때 돈독한 사제지간 "박은주 전 사장 허물 덮어줬다"

Q. 두 사람이 언제부터 갈등을 빚었나.

== 김강유 회장의 형인 김경섭 씨가 운영하던 회사 '한국리더십센터' 인수문제가 양측 갈등의 발단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은주 전 사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강유 회장으로부터 '한국리더십센터' 인수를 제안 받았고 이를 수락하지 않으면서 마찰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한국리더십센터가 100억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는데 이를 도우라는 김강유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는 설명이다.

Q. 김영사는 박 전 사장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 김영사는 김강유 회장의 입장문 등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해당 자료에서 김강유 회장은 '저는 어떤 방식으로도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았음을 떳떳하게 밝힙니다'라며 고소를 당하게 돼서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또 박은주 사장에 대한 맞고소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그러지 않기로 합의를 했거니와 스승으로서 피하고 싶은 일이기에 현재로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영사는 박은주 전 사장이 불의한 방법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 지난해 3월 즈음부터 감사를 받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지난해 5월 말 퇴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예우와 사회적 논란을 고려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후 박은주 전 사장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을 담은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오다 고소장을 제출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터뜨렸다는 입장이다. 

Q. 김강유 회장과 김영사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되겠다.

== 김강유 회장 측은 박 전 사장이 언급한 모임은 종교가 아닌, 수행을 위한 공부 모임일 뿐이라며 '사이비 종교' 취급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또 박 사장이 자발적으로 해당 모임에 참여, 수행을 하다 역시 스스로 떠났으며 돈을 바치라는 강요는 없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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