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등 '쇼핑+한류' 면세점 '황금알' 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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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 등 '쇼핑+한류' 면세점 '황금알' 쥘까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6월 24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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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문화 결합 '시너지' 기대…"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재방문율 높여야"
   
▲ 여의도 옛 MBC사옥에 들어설 유진디에프앤씨 조감도. 유진기업은 MBC 사옥에 남아있는 스튜디오, 공개홀 등을 업그레이드해 한국의 방송∙연예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유진기업 등 서울시내 면세점 전쟁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들이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 마케팅을 내세워 '황금알'을 손에 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순 쇼핑을 넘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면세점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단 1장뿐인 사업권을 두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통산업과 문화산업간 시너지효과에 대해 업계 안팎의 관심도 남다른 상태라 '한 번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 1개 사업권 놓고 14개 업체 고군분투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대기업 7곳과 중소·중견기업 14곳이 뛰어들었다. 2개의 사업권이 걸린 대기업군과 달리 단 1곳만을 선정하는 중기사업자의 경우 경쟁률은 14:1에 달한다.

대기업 대비 4배나 높은 수치다.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한류열풍을 유통과 접목시킨 일부 사업자들의 독특한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유통산업과 문화산업의 '이종교배' 성공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중기 사업자 중 규모가 가장 큰 편인 유진기업은 엔터테인먼트업체 FNC와 손잡았다. FT아일랜드, AOA 등을 배출해 연예계에서 최근 주목 받는 신흥강자다.

면세점 후보지는 여의도 옛 MBC사옥이다. '문화'와 '면세사업'을 물리(방송국건물)·화학적(문화콘텐츠)으로 결합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한류 공연을 직접 즐길 수 있는 600여석의 넓은 공개홀을 조성하고 드라마 세트장을 복원해 면세점 쇼핑과 동시에 한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단순 쇼핑 위주의 면세점을 넘어선 신개념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유진기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의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한류 콘텐츠를 주제로 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여의도 인근에 한류를 체험·관광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지 개발 시 이용 의향에 대한 질문에 '이용하고 싶다'는 답변이 86.8%를 차지했다. 특히 동남아 관광객 응답자 중 92.8%가 흥미를 나타냈다. 

여의도 지역 면세점 신설 시 이용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국인·내국인 모두 이용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91.5%, 여의도 지역 주민 70.1%, 여의도 근무 직장인 중 87.1%가 긍정적이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쾌적한 도심에서 한국 문화체험과 시내면세점 쇼핑을 함께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의도가 가지고 있는 쾌적한 인프라에 차별화된 한류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신개념 시내면세점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배우 송승헌·이미연 등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삼우그룹과 손잡고 '듀티프리아시아'를 설립해 면세점 경쟁에 가세했다.

하나투어가 주도하는 '에스엠면세점'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 IHQ·큐브엔터테인먼트와 '한류관광 콘텐츠 활성화·스타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우빈·장혁·김소현·김유정 등이 소속된 IHQ는 드라마·공연 등 '스타 콘텐츠'를, 비스트와 포미닛을 앞세운 큐브엔터는 '스타상품'을 면세점을 통해 판매하게 된다.

배용준·김수현 소속사로 유명한 키이스트 역시 '서울면세점'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처리퍼블릭과 레드캡투어의 '동대문24' 면세점은 웰메이드예당과 힘을 합친다. 웰메이드예당은 배우 이종석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이자 영화·드라마·음반 제작·투자, 공연기획, 콘텐츠 유통, 외식사업 등을 영위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화장품과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류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업체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폭넓은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면세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관광 콘텐츠 개발로 재방문율 높이는 게 중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규모가 작고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중기사업자 입장에서는 한류 마케팅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승부를 띄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규 특허는 사실상 급증하는 '유커'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것인 만큼 중화권을 휩쓴 한류 사업과 유통 간 시너지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면세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화려한 마케팅을 엔터사들이 책임져주고 엔터사들의 경우 면세점을 기반으로 사업의 외연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윈윈"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한양대 관광학부 이훈 교수는 "외국인들이 서울을 다시 찾게 하려면 기존 쇼핑 위주의 관광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역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쇼핑과 레저 등이 융합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면세점이 진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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