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홍보영상 '흑역사'와 '달콤 추억'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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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홍보영상 '흑역사'와 '달콤 추억'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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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한국투자증권 등 과거 UCC 회자…"반응 뜨거웠다"
   
  ▲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 자체 제작 뮤직비디오 캡처(https://www.youtube.com/watch?v=tSdkxTsCF_I&feature=youtu.be)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모두들 여전히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정장을 차려 입은 남녀 직장인들이 증권사 사무실을 배경으로 현란한 군무를 펼친다. 그룹 '6PM'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는지 실력들이 수준급이다.

그룹 2PM의 '니가 밉다'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기까지 하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열풍이 한창이던 2009년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뮤직비디오다.

◆ 증권사 홍보영상 '흑역사'? 알고 보니 아이디어 '톡톡'

NH투자증권(사장 김원규)·한국투자증권(사장 유상호) 등 국내 증권사들이 2010년 전후로 공개한 UCC가 최근 회자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일종의 홍보영상이다.

다시 떠올리기 부끄러운 과거를 뜻하는 '흑역사'라는 짓궂은 평가도 있지만 이후 몇 년간 계속된 불황을 고려할 때 '달콤한 추억'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직원들의 뮤직비디오는 2009년 예정됐던 사내행사 축하공연을 연습하면서 촬영된 영상이다.

당시 신종플루 등으로 공연이 무산되자 직원들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연습 장면을 모아 UCC로 만들었다.

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영상 속 직원들의 진지한 표정과 절도 있는 동작이 '웃음 코드'로 작용했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이 2012년 공개한 영상도 증권가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의도에 새로 오신 기자분들께 저희 홍보실을 소개하는 간단한 동영상을 자체 제작했습니다. 타사 홍보실과의 차별화 전략이기도 합니다. 한번 감상해보시지요.'

2012년 5월 한국투자증권 이희주 상무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이다. 동영상파일도 함께 올라왔다.

증권가 한가운데 선 이 상무가 "기자님의 여의도 입성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며 양 팔 벌려 인사한다.

이어 홍보실의 조직도가 펼쳐진다. 이 상무를 시작으로 홍보실 직원들의 사진과 담당분야, 메신저 ID, 전화번호 등이 차례대로 나타난다.

   
 ▲ 한국투자증권 홍보실 홍보 영상 캡처(www.facebook.com/100001369791335/videos/340563012666022)

홍보실 직원들이 사옥 앞에 서서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난다.

이 상무가 홍보실 총괄직을 새로 맡게 되면서 바뀐 홍보조직과 직원들을 기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제작된 영상이다.

개인 메일이나 메신저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작은 용량으로 만들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완성된 영상을 증권 담당 기자들에게 보냈다.

기자들 사이에선 "한투증권 역시 앞서간다", "참신하다" 등의 호평이 쏟아졌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같은 해 공개된 대신증권의 '스몰넘버원 운동 홍보영상'도 회사 내부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주인공은 직원들이다. '스몰넘버원'은 소소한 부문에서도 1등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된 사내 캠페인이다.

사무실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이 오전 11시30분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비상계단을 빠르게 내려간다. 한동안 계단을 내려가던 남성이 도착한 곳은 텅 빈 구내식당. 그는 뿌듯해하며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신영증권은 앞서 지난 2009년 임직원들이 모여 원적산을 산행하면서 있었던 일을 꾸밈 없이 영상으로 담아 공개했다.

◆ "참신하다는 등 반응 뜨거웠다"

한화투자증권은 신입사원들이 시민들의 소원을 모아 담은 '통'을 굴리면서 굴릴수록 커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UCC를 2011년 선보이기도 했다.

과거 영상들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면서 증권맨들에게는 '추억 여행의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재미'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영상은 공개 당시에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공중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며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직원들은 여전히 잘 근무하고 있고 후속편까지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홍보조직을 총괄하던 전무가 퇴임하면서 홍보실장이던 이 상무가 총괄직을 이어받게 되는 등 홍보실 내에 변화가 있었다"며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해 모든 증권부 기자들에게 전달했는데 참신하다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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