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백세주' 대규모 리콜 '백년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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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백세주' 대규모 리콜 '백년후' 택했다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5월 26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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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제품 외에 '백수오 원료' 3종 전량…"소비자가 우려할 것으로 판단"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원료 시료로 사용된 자사 '백세주'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 인체 유해성 논란이 한창인 이른바 '가짜 백수오'다.

경영진은 고민했다. 판단은 신속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물론 같은 재료를 사용한 제품 전부를 회수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스스로에 대한 강도 높은 '채찍질'이었다.

출혈은 컸다. 당장 수백억원을 포기해야 했다. 주가도 바닥을 쳤다. 어떤 형태의 손실을 추가로 감내해야 할 지 예단하기 어려웠다. 회사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팽배했다.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결론 냈다. 기업의 보장되는 미래가치는 그렇게 움튼다는 신념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국순당은 '백년후'를 택했다.

◆ 자체적으로 '체벌' 수위 높인 이유

국순당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 촉발된 '가짜 백수오' 사태의 불씨가 그대로 옮겨 붙은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순당 대표제품 '백세주'의 원료 시료 2건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직후 국순당에 해당 원료 사용 제품의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국순당이 자체적으로 '체벌'(?) 수위를 높였던 것. 백수오를 원료로 쓰는 백세주·백세주 클래식·강장 백세주 등 백세주 3종 전량을 자발적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시중에 풀린 회수 대상 제품 규모는 소비자가격 기준 약 1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채 풀리지 않은 공장 내 잔여물량과 선 확보된 원재료, 이미지 훼손 등 유·무형적 손실은 이를 간단히 뛰어 넘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외 경기가 장시간 위축돼 유동성이 경색돼 있는 상황이라 국순당의 선택을 두고 업계는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재정 근간이 뿌리째 뒤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적 사항만 충실하게 받아들여도 100억원 이상의 금전적 손실을 (국순당이) 봤을 것"이라며 "그런데 자체적으로 회수 품목과 물량을 늘려 손해를 키운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엽우피소 성분의 인체 유·무해성 여부 자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기업하는 입장에서 충분히 (회수하지 않고) 버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그것을 포기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평했다.

실제 백세주 375ml 짜리 1병 기준 0.014g의 백수오가 원료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난징철도의학원 논문에 따르면 이엽우피소의 성인 하루 섭취 허용량은 2.4g이다. 같은 크기 백세주 기준 약 170여병에 해당한다.

국순당은 가짜 백수오 유입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 "일부 농가가 공급한 원료에 섞여 있었던 것인지…"

국순당 관계자는 "영주농협이 농가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 재래종 백수오만을 매입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제3자를 통한 품질 검사 확인을 거쳐 납품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의 백수오 매입 가격 또한 kg 당 약 5만원 선으로써 원가 절감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원료를 납품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이 제품의 안전성을 우려할 것으로 판단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해당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순당이 위기를 딛고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지 전문가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 이은희 교수는 "(국순당이) 자발적 리콜을 하는 이유를 소비자들에게 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은 그 과정에서 기업의 진정성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엽우피소에 대한 (인체 유해성) 연구결과가 학자들마다 다르고 기준이 없어 여론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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