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시장 퇴출? 극적 부활? 진실공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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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오' 시장 퇴출? 극적 부활? 진실공방 '치열'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4월 24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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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식약처 공인 검사 방법 무시" vs "외부·내부 시험 결과 모두 가짜"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갱년기 여성에게 특효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 건강기능식품으로 부각된 백수오가 시장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시판 중인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이엽우피소를 사용했다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가 나오면서다.

국내 31개 업체에 '백수오등복합추출물'을 독점 공급하는 네츄럴엔도텍은 거세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은 시간 차를 두고 반박, 재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감독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재조사에 들어갔다.

백수오를 믿고 섭취했던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안만 가중되는 형국. 백수오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 유통 중인 백수오 대부분이 이엽우피소?

Q. 소비자원이 시판 중인 백수오 대부분이 가짜라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한국소비자원은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시판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했다고 22일 밝혔다. 반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제품은 21개(65.6%)에 달했다.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한 제품이 12개(37.5%),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한 제품이 9개(28.1%)였다. 소비자원은 조사 후 문제가 된 업체들에 자발적 회수·폐기 조치를 권고했다. 23개 업체가 이를 수용해 조치를 마쳤다.

그러나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원료 회수·폐기를 거부,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Q.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차이는.

== 백수오는 '은조롱'으로 불리는 식물뿌리로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장년층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이 비슷하지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으며 신경쇠약 등 부작용을 유발시킬수 있는 연구 결과도 있는 식물이다.  

Q. 내츄럴엔도텍은 '100% 백수오가 맞다'는 입장이다.

== 국내 31개 업체에 '백수오등복합추출물'을 독점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사활이 걸린 문제다.소비자원이 분석한 백수오 샘플은 지난 2월 식약처가 유전자검사를 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샘플이라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소비자원이 폐기하라고 주장하는 백수오 재고 28t은 회사 측이 요청한 공동 연구나 제3의 공인시험기관 시험 결과를 얻을 때까지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의 공인된 검사 방법을 무시한 조사 과정을 신뢰할 수 없고 △소비자원이 검사 데이터 공개와 객관적 검증을 거부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발표 이전 잘못된 정보를 유관 업체에 흘렸다는 점 등을 문제로 들고 있다.

Q. 한국소비자원이 분석한 백수오, 이엽우피소 염기서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6일 오후에 이천 공장을 방문해 샘플을 수거, 염기서열까지 분석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소비자원은 해당 염기서열이 이엽우피소 서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엽우피소 유전체분석이 국내외 어디에서도 발표되지 않았고 △이엽우피소 서열이라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염기서열 분석은 통상 1개월 이상, 1억원 이상 소요되는 검사 분석법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염기서열분석에 2-3일, 2-3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소비자원 주장이 허위라는 것이다.

Q. 한국소비자원은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 내츄럴엔도텍이 자발적 회수·폐기를 거부하고 있어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시료를 제품제조에 이용하거나 해당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른 원료와 바꿔치기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인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함과 동시에 한국소비자원에서 자체 시험검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식약처 공인 검사방법인 대한민국약전생약규격집에 등재돼있는 시험법(유전자검사법)과 농림부 IPET을 통해 개발된 시험법(유전자검사법) 등 2가지 방법으로 수행, 그 결과를 상호 비교했다는 설명이다. 

각각 2가지 방법으로 진행된 외·내부 시험검사 결과 내츄럴엔도텍 원료(원물)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는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 소비자원은 상기 외·내부 시험검사 결과성적서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미 증거 자료로 제출을 완료한 상태다.

Q. 검사 데이터 공개와 객관적 검증을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 한국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수거 원료(원물)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한 이후 업체 측과 지난 8일 1차 사업자간담회를 개최해 시험방법과 결과 등을 상세하게 공개했고 이날 내츄럴엔도텍이 원료를 자발적을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9일 다시 방문한 내츄럴엔도텍이 돌연 입장을 바꿔 제3기관에서 재실험을 요청했다는 것. 소비자원은 제3의 기관에서 진행하는 재실험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업체 측에서 자사에서 제공하는 백수오 시료로 재실험을 진행하자는 어이없는 요구를 해 이를 거부했다는 부연이다. 

법적 절차에 따라 수거해온 소비자원 보관 시료로는 재검사에 응할 수 없다는 거부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Q. 조사사실을 유관업체에 사전에 흘렸다는데.

==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는 언론발표 이전 해당 업체에게 선고지하는 것은 소비자원의 당연한 업무절차라는 반박이다. 소비자원은 언론공표 전 업체와 간담회 절차를 거치게 돼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지난 9일 오후 관련 6개 업체와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다. 

Q. 시간상 염기서열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업체 측 반박에 대해서도 소비자원은 재반박했다. 

== 외부 공인시험기관과 한국소비자원에서 각각 진행된 2가지 시험법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특이 유전자 부위를 증폭하여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검사(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방법이다. 

원료(원물)에서 DNA를 추출(약 3시간 소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에 특이적 유전자 부위 증폭반응(약 1시간 소요), 반응액을 전기영동(Electrophoresis, 약 1시간 소요)한 후 결과를 확인하는 절차다. 따라서 유전자검사 결과를 확인하는데는 약 5시간이 소요되므로 동 기간 동안 수차례의 재확인 실험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시험결과 신뢰도를 더 높이기 위해 유전자검사(PCR) 결과 이엽우피소로 확인된 유전자 증폭부위(band)에 대한 염기서열 분석(DNA Sequencing)을 전문기관에 의뢰, 2일 후에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는 부연이다. 

이엽우피소로 확인된 유전자 증폭부위(band)의 염기서열 분석결과와 유전자부위 증폭 반응에 사용된 프라이머(primer) 제작에 이용된 이엽우피소 특이적 유전자부위(gene source, 이엽우피소 tRNA 부위, GeneBank에 등재되어 있음)의 염기서열을 비교해 본 결과 상호 일치, 이번 조사에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구분에 사용된 유전자검사법과 그 결과가 정확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는 입장이다.

Q. 지난 1월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는데.

== 내츄럴엔도텍이 시험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소비자원은 지난 15일 유전자분석 분야 전문가간담회를 통해 시험방법과 시험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수렴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도 시험방법과 조사결과를 상호 공유하는 간담회를 17일 개최했다. 

식약처와의 간담회에서 담당과 관계자는 소비자원 시험방법에 이견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의 수거 시점에 상당한 차이가 나므로 시험 결과가 일치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 

검사에 사용된 샘플이 식약처가 2월에 분석해 백수오라고 판정한 것과 동일하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에 대해서도 소비자원은 같은 로트(lot·동일 원료·공정으로 생산되는 단위) 제품이라도 어떤 농가에서 가져온 제품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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