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겼다" SK텔레콤 '스마트미러링' 무용지물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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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겼다" SK텔레콤 '스마트미러링' 무용지물 전락하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3월 27일 0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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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사양 따라 작동 불능 상당수 마케팅 '빈약'…"소비자 입장 시각 부족"
   
▲ 스마트폰 화면을 TV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SK텔레콤 '스마트미러링'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직장인 김모(서울 동작구)씨는 최근 SK텔레콤의 스마트미러링을 구입했다 돈만 날리게 됐다.

사용설명서에 적힌 대로 설치했지만 김씨의 텔레비전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 AS센터에 문의 한지 2일만에 돌아온 답변은 김씨를 더욱 황당하게 했다.

HDMI 단자가 있는 TV라도 '고대역폭 디지털 콘텐츠 전송 보호'(HDCP, High bandwidth Digital Content Protection) 기술을 지원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 

김씨는 "이런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제품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TV 사양에 따라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사전에 확실히 고지해줬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SKT 스마트미러링 일부 TV에서 '무용지물' 소비자 '몰라'

SK텔레콤의 '앱세서리' 중 하나인 '스마트미러링'이 상당수 텔레비전에서 구동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구매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콘텐츠 보호기능인 HDCP 기술을 지원하는 신형 TV에서만 작동이 되는 상태나 이에 대한 SK텔레콤 측의 사전 안내작업이 소홀했던 게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SK텔레콤이 출시한 '스마트미러링'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화면을 TV등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보여주는 무선 수신기다.

스마트폰 주변기기인 '앱세서리'(App+Accessory)의 하나로 업체 측은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모든 콘텐츠를 대형 TV로 즐길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문제는 개별 소비자가 보유한 TV 사양에 따라 아예 작동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덥석 구매부터 했다가는 돈만 날리게 된다는 얘기다.

스마트미러링은 HDCP 기능을 지원하는 TV에서만 작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HDCP는 영상 재생 기기로부터 디스플레이 장치 등의 표시기기에 디지털 신호를 송수신 하는 경로를 암호화해 콘텐츠가 부정하게 복사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영상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겨난 저작권 보호 기술로 비교적 최근에야 도입됐다.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쉽게 알 수 없는 대목이다.

또 최신 모델의 TV라 하더라도 해당 기술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제조사에 문의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SK텔레콤 측의 홍보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스마트미러링을 판매하는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은 'HDMI 단자만 있다면 미러링이 가능하다', '구형 TV같은 HDMI 단자가 없는 디스플레이기기에는 컨버터를 이용해 사용할 수 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HDCP에 대한 언급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제품 구매 이전에 자신이 보유한 TV에서의 구동여부를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정보'가 누락된 셈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앱세서리 사업을 가장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과 판매에만 열을 올리느라 정작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체 측은 스마트미러링 제조사인 (주)캐스트프로의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의 질의응답 게시판에서 '당사 제품은 HDMI단자가 있으며 HDCP가 지원 되는 TV에서만 사용 하실수 있습니다. HDCP가 지원 되는지 여부는 TV 제조사로 문의 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설명을 찾을 수 있었다.

▲ 제품 설명만 놓고 보면 HDMI 단자만 있으면 모든 TV에서 작동할 것 같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 "일부 채널에서 설명 누락…소비자 입장 생각 부족했다"

업체 측은 정보 전달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미러링 홈페이지와 제품 상자를 통해 이런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오픈마켓 등의 판매사이트에서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HDCP기술은 구글 크롬캐스트 등 미러링 기기에는 태생적으로 필요한 기능"이라면서도 "개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소비자 입장에서 헤아리는 게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또 TV 교체 주기가 10여년 상당임을 감안했을 때 소비층이 국한돼 시장 가능성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도 하고 있지 않냐"며 "TV도 갈수록 최신형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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