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느는데…신라 등 호텔업계 '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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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느는데…신라 등 호텔업계 '울상' 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2월 27일 0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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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 활성화' 정부 대책 "공급이 수요 초과" vs "중저가 호텔 확충 필요"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신라·호텔롯데 등 호텔업계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일명 '요우커'들의 증가세로 인한 관광숙박업 호황에도 울상을 짓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중·저가 숙박업체들이 '우후죽순'식으로 난립, 이들의 객실점유율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 관광객↑ 호텔수익↓ "공급이 수요 초과"

26일 호텔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612만6856명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1607만684명으로 8.3% 늘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우고 숙박업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업투자 촉진프로그램 지원 대상에 호텔업을 추가하고 호텔 융자에 대한 신용보증 한도도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호텔 리츠와 펀드를 허용하는 '관광호텔 확충 방안'도 마련했다. 2017년까지 관광호텔 객실 5000개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활기를 띠어야 할 호텔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객실점유율과 매출 등 수익성 지표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경쟁 심화를 우려해서다.

현재 건립 중인 호텔과 허가를 받고 착공하지 않은 호텔 등을 더하면 내년 서울에만 5만293개의 객실이 공급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호텔 객실 점유율은 점차 하락추세다. '빈 방'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11년 64.9%에서 2012년 64.7%, 2013년 62.9%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2010년 72.8%였던 특1급 호텔 객실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에는 67.6%를 기록, 70% 선이 붕괴됐다.

업계에서는 특급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70%를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2급이나 1등급 호텔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는 공급 과잉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2009년 838개였던 호텔은 4년 새 250개가 늘어 2013년 1088개에 달했고 객실은 2만2000실 이상 늘었다. 특히 특2급 호텔은 불과 1년 새 14개 늘어 객실이 2000실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중국인들은 숙박에 많은 돈을 지출하지 않아 고급호텔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며 "일본인 관광객들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호텔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올해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호텔면세점 '빅2' 롯데와 신라의 매출도 이 같은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호텔신라 전체 매출에서 호텔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2.8%, 2012년 11.5%, 2013년 7.2%로 최근 3년 내 점차 줄어 10% 이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19.7%에서 12.8%로, 2013년에는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4.7%로 추락했다.

업체 측은 면세유통사업 비중을 꾸준히 키우며 호텔부문 손실을 만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호텔도 비슷하다. 2012년 12.4%였던 호텔사업 비중은 2013년 11.0%로 떨어졌다. 반면 면세사업부 비중은 80.9%에서 82.7%로 상승, 호텔 비중 감소를 상쇄했다. 

업계가 비교적 수익을 내기 쉬운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배경이다.

롯데호텔은 '롯데시티호텔'이라는 브랜드로, 맞수인 신라호텔은 '신라스테이'로 각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급호텔이 운영하는 비즈니스호텔을 중심으로 올해 서울에만 50여개 호텔이 새로 생길 전망이다.

비즈니스호텔은 금융권 투자를 받거나 기존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초기투자 비용을 낮춰 수익을 내기 유리한 구조다.

◆ "호텔 숙박료 상승률 물가상승률 상회"

정부는 '공급과잉'이라는 호텔업계의 우려에 반대입장을 내놨다. 내년에만 객실이 2만개 가까이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지적은 현실과 다르다는 반박이다. 

사업이 중단되거나 건립이 3년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25%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호텔업계는 2011년 평균 객실가동률 80.7%와 비교해 최근 하락 추세인 객실 가동률을 호텔 수익성 악화로 보고 있다"면서 "최근 5년간 호텔 숙박료는 연평균 5.4% 상승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인 2.2%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지나친 고가정책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오히려 여행사에서는 중국관광객의 호텔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저렴한 중저가 호텔을 계속 확충해서 개별관광객과 여행사의 선택을 폭을 넓혀야 한다고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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