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전시차' 신차둔갑 '덜미' 소비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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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전시차' 신차둔갑 '덜미' 소비자 '분통'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22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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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보자' 배짱 영업 '모르쇠' 일관…본사 책임 회피 급급 "해결 유도"
   
▲ 크라이슬러 300C.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1~3분기 737대가 팔렸다.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크라이슬러코리아(대표 파블로 로쏘)가 중고차와 다름 없는 전시차량을 새차로 둔갑, 판매해 물의를 빚고 있다.

본사와 판매점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려 한 정황도 포착돼 기업도덕성에 균열이 일고 있다. '팔고 보자'식 영업횡포에 당한 잠재적 피해 소비자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300C 디젤 "전시차 개념 없어" 황당 해명

21일 제보에 따르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모(경기도 안산)씨는 지난달 크라이슬러(정은모터스) 인천전시장에서 300C 디젤 모델을 구매했다.

계약 2일 뒤 차를 인도받은 이씨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보조키 안쪽에 'LXD 블랙 전시'라는 작은 쪽지가 붙어있던 것.

이씨의 추궁에 담당 영업사원 A씨는 새차가 아닌 '전시차'였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계약 당시 이러한 설명을 듣지 못한 이씨는 분개했다. A씨는 "우리는 전시차라는 개념이 없어 굳이 그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는다"는 황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이씨의 항의에 업체 측은 결국 보증기간 연장 등 적절한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일이 지나도록 약속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는 등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본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책임을 회피에 급급할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씨는 "전시차를 일반 차량인 것처럼 속여서 판 셈"이라며 "소비자는 사기를 당한 기분인데, 영업소는 일단 차를 팔았으니 그만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인도 이후 (딜러사가) 공채할인 금액을 빼돌리려 한 사연도 있었다"며 "항의를 통해 돌려받긴 했지만, 비슷한 유형의 다른 피해자가 많이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300C는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주력 세단 모델이다.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지난 1~3분기 737대를 팔아 치웠다.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뛴 수치다.

올해 국내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1060만~1150만원 규모의 파격 할인 행사를 진행해왔다.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딜러사의 재고 처리 압박과 무관치 않다. 상품 1개의 가격이 비교적 비싼 수입차의 경우 재고가 쌓이면 그만큼 현금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물량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유리한 구조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할인을 많이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마진이 적어진다는 뜻"이라며 "내비게이션 등 옵션을 서비스로 제공하다 보면 사실상 (판매점에 떨어지는) 마진이 거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물량 처리 압박까지 들어오다 보면 '일단 팔고 보자'식의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 "문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

수입사들이 소비자 불만 해소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요 지적 사항이다. 딜러사에 판매를 위임하긴 했지만 분쟁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와 사후 서비스는 딜러사들이 담당하고 있어 영업활동에 하나부터 열까지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분쟁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딜러사에 권고 등을 전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차는 같은 브랜드라고 해도 전시장별로 할인폭 등이 달라 차량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와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며 "분쟁이 계속되다 보면 업체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사측이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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