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 내년 더 줄어…대량 구조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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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점 내년 더 줄어…대량 구조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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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점 내년 더 줄어…대량 구조조정 가능성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올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줄어들었던 은행 지점이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영업점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270곳이 넘게 줄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영업점 구조조정을 했던 은행권에서 내년 초부터 점포 통폐합 작업이 다시 전개된다.

국민은행은 다음달 14개 지점과 3개 출장소, 1개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 모두 18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영업점은 1142개로 줄어든다.

명동, 목동, 서소문, 청량리 등 서울 전역에 걸쳐 8개 영업점을 폐쇄하며 부천, 일산 등 수도권에서도 4개 점을 없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채산성이 떨어지고 성장성이 부족한 지점을 중심으로 통폐합을 단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직장인 야간점포, 산업공단 밀착형 점포 등 수요에 맞는 특화점포는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점포 확장에 나섰던 농협은행도 내년 초부터 점포 통폐합 작업에 들어간다. 수도권과 지방 점포 중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업점 34곳을 내년 초 폐쇄할 방침이다. 총 영업점 수는 1182곳으로 올해보다 15곳 줄어들게 된다.

신한은행은 남대문, 목동, 역삼동, 무교동, 파주 등 서울과 수도권에 걸쳐 총 6개 지점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소비자의 편의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인근 중복 점포를 통폐합해 영업 채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2월1일을 목표로 통합을 준비 중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점포 통폐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점포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각각 608개, 346개다. 지난해 말보다 각각 27개, 8개 감소한 수치다.

기업은행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체 점포 수를 소폭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측의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은행 점포의 약 10% 가량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점포당 순이익은 지난 2007년 21억원에서 지난해 6억원으로 떨어졌다.

인력 정체가 가장 심각한 국민은행의 경우 팀장·(부)지점장급의 인력 수가 4800여명에 달해 계장·대리급 인력 4100여명보다 많은 실정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동기 중에서 지점장으로 나가는 비율이 2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인력 정체가 심각하다"며 "은행 내 할 일이 마땅치 않은 50대 인력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점포 당 평균 인력을 12명 가량으로 잡는다면 최근 1년 새 사라진 270개의 점포로 인해 3200명이 넘는 인력이 은행권에서 불필요해진 셈이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을 국정 운영의 제1과제로 내세우는 정부 정책에 맞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은행권마저 나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일자리의 보루가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선뜻 나서 인력 구조조정을 할 은행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대규모 명예퇴직 등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증권사, 보험사들은 앞다퉈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데 은행들만 언제까지 문제가 없는 척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갈수록 나빠진다면 결국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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