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봉고' "부품 없어 수리 못해" 소비자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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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봉고' "부품 없어 수리 못해" 소비자 '멘붕'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19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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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변속기 결함 수리 맡기자 "재고 없어" 황당 답변…"잘 마무리 지을 것"
   
▲ 기아차 봉고3.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5620대가 팔렸다.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탄탄한 사후 서비스망이 수입차들 대비 비교우위라던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 박한우)에 '망신살'이 뻗쳤다.

대표 상용차 봉고 트럭이 출고 30분만에 결함을 일으켰음에도 전국에 재고 부품이 없어 제대로 된 수리를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피해 사례가 불씨였다. 

본사-판매점-정비소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했던 정황도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 봉고3 "전국에 미션 재고 1개도 없어"

18일 제보에 따르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모(경기도 고양시)씨는 이달 초 기아차 대리점에서 봉고3 자동변속기 모델을 구매했다.

차량은 출고 30분만에 문제를 일으켰다. 기어 변속이 되지 않는 탓에 속도가 10km/h 이상 올라가지 않았던 것. 현장에 도착한 긴급출동서비스 직원들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남기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렸다.

정상적인 주행이 힘들다고 판단한 이씨는 결국 다음날 차량을 정비소에 입고시켰다. 이 곳에서도 미션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을 뿐,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전국에 미션 재고가 하나도 없어 당장은 수리가 어렵다'는 정비소 측의 황당한 설명에 이씨는 더욱 분개했다. 

본사에 신차 교환을 요구하자 '상용차의 특성상 2달여를 기다리셔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비소와 대리점 등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생업을 위해 당장 트럭이 필요했던 이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차량을 근처 공업사로 가져갔다.

이 곳에도 미션 재고가 없어 밸브 바디를 교체하는 수준의 수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변속 문제는 해결했으나 기어가 바뀔 때 엄청난 충격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씨는 "(보상 문제 등 관련) 본사와 정비소, 판매점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느라 급급한 탓에 애를 먹고 있다"며 "살 때는 4일 만에 출고되던 차량인데 신차로 교환하려 하니 2달이 넘게 걸린다고 하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기아차 봉고의 지난달 국내 시장 판매량은 5620대. 공장 가동률을 늘린 덕분에 전년 동월 대비 21.4% 많이 팔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5만373대다. 회사의 전체 내수 판매량(41만7182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2%에 이른다.

여기에 자동변속기 탑재 모델의 비중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만대 넘게 팔리고있는 셈이다. '부품 재고가 없어 수리를 못한다'는 업체 측의 설명에 의문을 품게 되는 대목이다.

◆ "소비자 불만 최소화 노력할 것"

기아차는 그간 탄탄한 서비스망을 갖췄다는 점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왔다. 협력사를 포함한 기아차 서비스센터 숫자는 12월 현재 약 816개. 수입차 업계 판매량 1위 BMW그룹코리아의 정비소가 64개라는 점과 비교하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 기준 24.4% 성장하며 불고 있는 '수입차 열풍'에 대한 방어책의 일환이다. 상용차 시장도 마찬가지. 볼보트럭코리아로 대표되는 수입 업체들이 최근 전용 내비게이션 출시 등을 통해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어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점으로 내세우던 분야에서 소비자 신뢰도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 업체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기아차 관계자는 "(봉고 등)1톤 트럭은 수요가 워낙 많은 차종이라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출고나 수리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경우가 있다"며 "마찰을 빚은 부분은 매끄럽게 마무리 짓고 앞으로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결함 문제의 경우) 동일한 증상이 1년에 3회 이상 반복되는 등 관련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제작사에 신차 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며 "다만 이 과정을 소비자가 입증해 나가는 것이 힘든 만큼 '피해구제 신청' 등을 통해 다양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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