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페이스북 "좋아요"(?) 소비자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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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페이스북 "좋아요"(?) 소비자 "싫어요"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5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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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불법동영상 '다이어트' 사이트 등 위장 "자료 방대…감시 무용"
▲ 페이스북 내 '다이어트' 정보를 공유하는 그룹을 통해 포르노 수준의 콘텐츠가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직장인 유모(서울 서대문구)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 앞에서 무심코 페이스북을 열었다 크게 망신을 당했다. 뉴스피드(담벼락)에 남녀의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는 사진이 적나라하게 노출돼있었던 것.

유씨가 '19금' 관련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지인이 '좋아요'를 눌러서도 아니었다. 최근 유씨가 2~3차례 드나들었던 한 다이어트 페이지(그룹)에 성인물 콘텐츠가 꾸준히 게재되고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유씨는 그날로 해당 페이지를 탈퇴했다. 유씨는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고 토로했다.

◆ 다이어트 사이트 들어갔더니 '포르노'가…

페이스북에 가입자의 의도와 상관없는 '19금' 콘텐츠가 난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 이용자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성인 포르노 수준의 콘텐츠가 페이스북 뉴스피드에 무분별하게 게재되고 있다. 가입자들이 다양한 생활정보를 얻기 위해 '좋아요'를 누르거나 가입한 각종 '그룹'을 통해 공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페이스북은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 없이 이용 가능하다. 만 14세 이상으로 이름, 생년월일, 성별,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동호회나 인터넷카페 성격의 소모임인 '그룹'도 손쉽게 생성할 수 있다.

때문에 페이스북에서 '19금'이라고 검색만 해도 '19금 AV 비밀그룹', '19금 유흥을 좋아하는 사람들', '19금 성인비디오', '19그녀와의 사이' 등 낯뜨거운 각종 '그룹'이 줄줄이 노출되는 실정이다.

▲ 24일 현재 페이스북에서 '19금'을 검색하면 각종 음란물 커뮤니티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미성년 이용자들도 특별한 제재 없이 성인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각종 콘텐츠에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령별로 서비스 이용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까닭에서다. 폭력성이 심하거나 선정적인 게시물에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은 자체 가이드라인을 통해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한 페이지, 광고∙광고 카테고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금지되며 삭제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폭력∙협박, 자기 학대, 따돌림 및 괴롭힘, 편파적 발언, 자극적인 내용, 나체 이미지와 음란물, 피싱∙스팸 같은 내용들을 포함한 콘텐츠들이 대상이다.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한 신고를 검토한 후 페이스북의 약관과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하는 모든 콘텐츠를 삭제한다.

또 특정인과 친구 관계를 취소하거나 차단하는 도구를 제공하며 페이스북 안팎에서 회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 역시 제공하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접근제한장벽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력 대비 방대한 양의 자료가 공유되고 있는 만큼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하루 수십만건 게시글 생산…해마다 심의 건수 증가"

페이스북 관계자는 "자체 모니터링팀을 두고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면서도 "비단 페이스북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워낙 방대한 양의 자료가 유포되고 있어 재빠르게 (검열을) 해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뉴미디어정보심의팀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게시글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해마다 심의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 모니터링은 물론 소비자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면서 "(음란물에) 국내 심의기준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상담기관인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이용 제한 연령을 높여서 연령에 맞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필터링을 한다든지 '19금' 콘텐츠의 경우 업로드를 딜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기능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소년의 경우 SNS를 이용할 때 오프라인에서만 아는 사람과 관계를 맺도록 가정에서 지도하는 등 온라인상에서의 생활을 보호해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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