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콜라' '無첨가 햄' 믿어 말어? 소비자 "헷갈려"
상태바
'제로 콜라' '無첨가 햄' 믿어 말어? 소비자 "헷갈려"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0일 07시 45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ml당 4kcal '제로' 유지방 0.5% 이하 '무지방' 표기…"전혀 없다고 오해"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CJ제일제당, 롯데푸드, 코카콜라,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식음료업계의 '제로' '무첨가' 마케팅이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열량, 지방, 당류 등 각종 영양성분이 다소 들어있어도 일정 기준 이하면 '제로(0)', '무(無)' 등의 표시를 할 수 있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턱대고 섭취하다간 체중 증가 등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제로칼로리' '무지방' 알고 보니…

19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제로'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제로' △동아오츠카 '나랑드 사이다' 등은 칼로리가 '제로'인 것으로 표시, 판매되고 있다.

말 그대로 칼로리가 전혀 없는 '제로(0)'인 것으로 인지할 수 있지만 실제는 '제로 칼로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100ml당 4kcal 미만이면 '0kcal'라고 표기할 수 있기 때문. 제로 칼로리 음료를 과잉 섭취할 경우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제로 칼로리 음료들은 열량을 낮추기 위해 설탕 대신 설탕 200배의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 등 고밀도 합성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우유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 무지방' 등 '무지방 우유'라고 하더라도 지방이 '0'은 아니다.

축산물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의 최근 개정 내용을 보면 그간 '저지방 우유류' 관련 규정에 포함됐던 무지방 우유는 따로 '원유 또는 저지방 우유류의 유지방분을 0.5% 이하로 조정해 살균하거나 멸균한 것'으로 정의됐다. 지방이 조금 들어 있어도 '무지방 우유'라고 부르기로 한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영양소 함량 강조표시 세부기준'을 통해 열량·지방·포화지방·트랜스지방·당류 등 각종 영양성분을 '저', '무', '풍부' 등으로 강조해서 표시할 수 있는 조건을 두고 있다.

지방이 식품 100g 당 3g 미만 또는 100㎖당 1.5g 미만일 때 '저지방'으로, 식품 100g당 0.5g 미만일 때는 '무지방'이라고 쓸 수 있다. 당류가 식품 100g당 또는 100㎖당 0.5g 미만일 때는 '당류 제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무첨가'를 강조한 식품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을 넣지 않았는지 명시하지 않아 첨가물이 1가지도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다는 것.

CJ제일제당 '더 건강한 햄' 제품 포장에는 '無 무첨가'로 표시돼 있다. 자세히 들여다 봐야 읽을 수 있는 크기로 '합성아질산나트륨 無첨가'라고 적혀있다.

◆ "무첨가라고 하면 첨가물이 1가지도 안 들어 있는 것으로…"

롯데푸드 '엔네이처 햄' 제품에도 '7가지 무첨가' 표시와 이보다 작은 글씨로 '합성아질산나트륨 등' 표시가 있다.

이들 제품에는 모두 합성보존료 기능과 유사한 산도조절제가 들어간다. 구연산, 수산화나트륨부터 인산나트륨에 이르기까지 '산도조절제'라는 이름으로 쓰이는 화학물질은 55가지나 된다.

전문가들은 '제로칼로리', '무지방' 제품을 과잉 섭취하면 오히려 몸매 관리를 망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들이 각종 '무첨가' 제품을 맹신하기보다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저열량, 저지방이라는 것은 원래 제품에 비해 열량 내지는 지방 함량이 낮다는 뜻으로 (이 제품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찔 수 있다"며 "굳이 먹어야 한다면 고열량 제품보다 '제로칼로리' 등을 이용하는 게 낫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기업들은 첨가물을 사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첨가물이 나쁜 것처럼 '무첨가'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판단은 소비자 몫인데 헷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첨가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첨가물이 1가지도 안 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어떤 성분을 뺀 것인지 분명히 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