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케아 '불끄기용' 광명점 선공개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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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케아 '불끄기용' 광명점 선공개 무리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0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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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해표기 '사과' 가격정책 '고수'…"소비자 목소리 귀 기울이겠다"
▲ 내달 18일 개장을 앞둔 이케아 광명점. 막바지 공사에 분주하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동해 표기와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 빠른 시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총괄 매니저) 

19일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공사 마감이 끝나지 않아 '맨 살'을 드러낸 회색 시멘트 벽과 구조물이 드러난 천장은 휑한 느낌을 풍겼다.

공사장용 형광색 안전조끼를 착용한 채 기자들을 맞은 이케아 직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일본해' 표기, 가격 논란으로 며칠째 '융단폭격'을 맞은 뒤다.

안드레 슈미트갈 총괄 매니저는 '환영' 대신 '사과'로 인사말을 갈음했다. 

◆ 일본해 표기 사과…가격정책 의구심 해소 '진땀'

바깥은 쌀쌀한 초겨울 날씨였지만 사안의 심각성이 작지 않은 만큼 취재인파로 내부는 북적였다. 촬영용 카메라 플래시에 불이 들어올 때마다 이케아 관계자들의 눈동자도 바쁘게 움직였다.

취재를 위해 마련된 공간은 협소하고 준비된 좌석이 부족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당초 서울역 팝업스토어 '헤이홈'에서 진행예정이던 행사가 코레일의 반려로 취소되면서 하루 만에 급히 장소를 변경한 탓이다.

'국민 정서 위배'가 이유였다. 서울의 관문이자 공공장소인 서울역에서 홍보행사를 진행하는 건 부적절 하다는 게 코레일 측 판단이었다. 악화된 여론의 불똥이 튈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 이케아 측은 기자들에게 변경된 간담회 장소를 공지하면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안드레 슈미트갈 리테일 사업 총괄 매니저, 울프 스메드버그 마케팅 매니저, 앤드류 존슨 세일즈 매니저가 참석해 일본해 표기 논란, 가격 정책,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설명을 각각 맡았다.

▲ 19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앤드류 존슨 이케아 코리아 세일즈 매니저가 가격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간의 '불통' 이미지를 벗기 위해 관계자들이 총출동한 셈이다.

안드레 슈미트갈 총괄 매니저는 일본해 표기 논란과 관련해 "한국인들이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그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논란이 되기 전부터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 내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본해' 오기를 바로잡기 위한 리콜 계획에 대해서는 "안전상 문제가 있을 때만 제품을 리콜하는 게 원칙"이라며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리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앤드류 존슨 세일즈 매니저는 자사 가격 정책에 대해 △환율 △관세 △부가세 △제품 선호도 △제조 지역 등의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한국 가격 책정에 앞서 80여 가구를 직접 방문해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 어려움을 겪는 것들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판매해야 할 품목과 수량, 유통경로 등을 결정하고 업계 환경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면서 "8000개 제품 수를 고려할 때 이것(가격책정)은 굉장히 복잡한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해외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 책정이라는 지적에는 "시장에 대한 분석과 상황을 고려해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을 줄이거나 바꾸지 않는다"면서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한국시장에 맞는 해법과 적합한 가격을 찾아갈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매장 투어에 앞서 "한눈을 팔면 길을 잃을 지 모른다"는 이케아 직원들의 당부가 이어졌다.

▲ 세실리아 요한슨 이케아 광명점장이 매장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 크리스마스 1주일 앞두고 매장 오픈…저렴한 생활 소품 '눈길'

내달 18일 정식 오픈을 앞둔 광명점은 2개 층의 매장과 사무실, 3개 층의 주차장으로 신축되며 연면적 13만1550㎡에 달한다. 실제 일상을 반영한 68개 쇼룸이 매장 내에 설치된다.

이날 공개된 매장은 거실과 침실, 아동용 소품 코너 등 일부였다. 대부분 공사가 진행 중이라 볼거리가 충분치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소품과 절제된 디자인의 가구 등 북유럽풍 제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매장이 정식 공개되면 인기가 대단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가구 가격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분포가 다양했지만 기대보다 비싸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생활소품 가격은 비교적 저렴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매장투어는 예정보다 짧은 20여분 만에 끝이 났다. '맛보기'식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지만 취재가 여의치 않은 수준이라 먼저 자리를 뜨는 기자들도 있었다.

"한국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욱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안드레 슈미트갈 총괄 매니저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일은 이케아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 이케아 광명점 내부. 대부분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일부 코너는 단장이 끝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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