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휠라' 김수현 광고에 '부글부글'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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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휠라' 김수현 광고에 '부글부글' 속사정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1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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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아웃도어 '대표 얼굴' 겹치기 출연, 소비자 혼란…"메시지 진실성 고려해야"
▲ 배우 김수현이 단독으로 등장하는 빈폴아웃도어 '도브다운' 광고(위)와 휠라스포츠 '야누스다운' 광고.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김수현 패딩'은 빈폴 제품인가요 휠라 제품인가요?"

제일모직이 자사 빈폴아웃도어 '대표 얼굴' 김수현의 경쟁사 휠라스포츠 광고 '겹치기' 출연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광고모델과 제품·브랜드를 연관지어 생각하는 소비자들 사이에 일부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 광고효과가 크게 반감된다는 우려다.

◆ 휠라, 빈폴아웃도어 얼굴 김수현 모델로 영입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휠라스포츠는 TV와 유투브, SNS 등을 통해 '야누스 다운재킷'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배우 김수현을 전면에 등장시켜 '어반 라이프 스타일'과 '스키복'의 2가지 기능성을 갖춘 '야누스 다운'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휠라는 최근 배우 김수현을 브랜드 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아시아권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김수현이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문제는 김수현이 경쟁 관계인 '빈폴아웃도어'의 오랜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수현은 빈폴아웃도어가 론칭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3년간 브랜드 '얼굴'을 도맡아왔다. 빈폴 측은 지난달 말경부터 김수현을 단독으로 내세운 '도브 다운' TV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성수기를 맞아 패션브랜드들이 다운재킷 광고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상황. 그러다 보니 같은 모델이 경쟁사인 빈폴아웃도어와 휠라스포츠 광고에 연이어 등장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휠라스포츠 광고에서 김수현은 "도시에서도 설원에서도 단 하나로 완벽한 다운재킷 휠라 야누스다운"이라고 말한다. 빈폴 광고에서는 "마음의 추위까지 막아주는 빈폴 아웃도어 도브다운"이라고 강조한다. 사실상 이 제품도 '최고' 저 제품도 '최고'라고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셈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제품구매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 김수현이 광고한 옷을 두고 휠라 제품인지 빈폴 제품인지 헷갈려 한다는 얘기다.

빈폴은 '아웃도어', 휠라는 '스포츠' 브랜드로 카테고리가 달라 계약위반이 아니라는 게 휠라 측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같은 복종만 (동시에 광고하지) 못하게 돼있다"면서도 "요즘 경계가 모호해져 (광고하는 제품이) 겹치게 됐는데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씁쓸한 기색이다.

◆ "광고 메시지 진실성 고려해야"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도 도의적 책임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계약서로 묶어놓는 것은 해당 광고모델이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라며 "모델 역시 제품과 소비자에 대한 책임이 일정 정도 있는 건데 '이 제품도 좋고 저 제품도 좋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성의 없다"고 꼬집었다.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한규훈 교수는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은 암묵적으로 '나의 신념에 기초해 이 제품을 추천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깔고 있다"면서 "또 다른 광고에 등장했다는 건 혼란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는 소비자에게 최대한 진실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자본의 논리에만 따르기전에 광고가 소비문화나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해 메시지의 진실성에 대해 더 신중히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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