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기체 결함' 소비자는 불안하다
상태바
저가항공사 '기체 결함' 소비자는 불안하다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24일 07시 4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싼 가격' 이면 잇단 안전 논란 '부글'…"운항노선 허가 기준 높여야"
   
▲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사들이 엔진꺼짐·화재 등 기체 결함을 잇따라 일으켜 소비자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라 보다 강화된 사업허가 기준과 제재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엔진 결함·지연 운항 소비자 불신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3일 제주국제공항 계류장에서 김포행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진입하던 중 갑자기 엔진이 꺼지는 결함을 일으켰다. 항공기는 엔진 부품 교체 후 정상적으로 출발했지만 승객 140여명은 1시간 넘도록 비행기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7월 김포~제주행 항공기에서 엔진에 화재가 발생, 곤혹스런 상황을 맞기도 했었다. 당시 이스타항공 측의 부적절한 사전 상황판단은 업계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해당 기체 기장은 정밀 점검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2시간 점검 후 운행을 강행했다. 이후 이스타항공은 문제제기를 한 기장에 대해 '과잉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진에어는 최근 괌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는 항공기에서 이륙 전 엔진 결함이 발견돼 지연 운항했다. 탑승객 160여명은 대체 항공기편이 마련될 때까지 10시간 동안 공항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에어부산은 지난 7월 중국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가 이륙한지 20분 만에 기체 결함이 발견돼 회항하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었다. 해당 항공기는 칭다오 현지에서 수리를 마친 뒤 10여 시간 뒤 다시 이륙했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안전성을 크게 훼손시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키운 대표적 사례들이다.

국토교통부가 200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항공사 사고를 조사한 결과 저가항공사의 1만회 운항당 사고발생 건수는 0.63건으로 0.17건인 대형항공사보다 3.7배나 많았다.

저가 항공사들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경우 사업 자체가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뒤늦게 안전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실제 인천공항에는 저가항공사를 위한 전용 정비·격납고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에 저가항공사 전용 정비시설이 없어 해외에서 중정비를 받거나 부품 수급, 불시 정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 "법적 한도 이상 안전점검 실시"

진에어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라고 해도 모든 안전기준을 대형항공사 기준으로 맞춰 법적인 한도 이상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조종사 채용절차를 강화하고 국제항공운수협회에서 인증하는 IOSA인증을 받는 등 지속적인 안전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징금이나 운항정지 등 정부의 제재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주문도 전문가들 사이에 적지 않다. 일종의 '채찍'이다.

중원대학교 항공운항학과 이호일 교수는 "국토부 등 정부기관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안전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조건이 상향조정돼야 한다"며 "운항노선 허가 기준을 높이고 안전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심사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