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질소과자' 소비자 힐난벗기 '총대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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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질소과자' 소비자 힐난벗기 '총대 멨다'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14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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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양↑' '빈 공간↓' 기준 이하로 대폭 하향…롯데­―크라운해태 "우리도"
   
 ▲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 관행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이 지난 9월2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국산 과자를 이어 붙여 만든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주더라'는 국내 제과업계를 향한 소비자들의 힐난이 사그라질 조짐이다.

오리온(대표 강원기)이 제품 내 빈 공간을 법적 기준 이하로 줄이기로 가닥을 잡은 데 대해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제과 등 경쟁사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뻥 포장' 제거 흐름에 뒤처질 경우 사실상 시장 퇴출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오리온, 과자 양 늘리고 포장 줄인다

13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대단한나쵸, 썬 등 20개 브랜드의 포장 개선작업을 마무리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1~2개 제품이 아닌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업체 측 주장이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7개입 제품은 가격 변동 없이 1개를 더 추가해 8개입으로 변경한다. 대단한나쵸, 썬, 눈을감자는 포장규격은 줄이면서 내용물은 5% 늘린다.

포카칩, 참붕어빵, 마켓오 리얼치즈칩 등은 포장규격을 줄여 포장 내 빈 공간 비율을 낮춘다. 환경부에서 정한 '봉투 포장 과자류'에 허용되는 빈 공간 비율은 35%이지만 이보다 낮은 25%를 내부 기준으로 적용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40여 개 제품 중에 이번에 20개의 포장 공간을 줄이거나 내용물 양을 늘리는데 우리처럼 한꺼번에 (개선 작업을) 시도한 적은 없다"며 "과대포장 논란이 일지 않도록 법적 기준만 충족하는 게 아니라 훨씬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말했다.

질소포장의 경우 내용물이 65% 이상 들어있어야 하고 박스포장은 1차(혹은 2차) 포장재와 최종포장재 비율이 80%(빈 공간이 20%)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의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에 대한 규칙'이 개정, 지난 7월 시행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제과업체들의 과대포장 행태가 여전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 2명이 지난 9월 질소 포장된 국산 과자 160여 개를 엮어 만든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제과업체들은 내부적으로 법적 기준 준수는 물론 포장 빈 공간 비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제과는 꼬깔콘, 치토스 등 스낵의 경우 80%를 내용물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빈 공간 비율을 2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작년부터 (스낵 기준)3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오리온이 잘 모르고 (포장 개선)업계최초라고 한 것 같다"며 "오리온은 빈 공간을 25%로 맞추지만 우리는 스낵의 경우 20%"라고 말했다.

◆ "'질소과자' 오명 벗지 못하면 밀린다…위기감"

타사의 상황도 비슷했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제품 양을 늘리고 포장공간 비율은 기준보다 훨씬 낮게 줄이고 있다"며 "스낵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 빈 공간을 30% 이하로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의 경우 19.7%고 과자 제품 평균 25%내외로 관리한다"며 "환경부 고시는 다들 지키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부분이 있으니까 앞으로도 개선할 여지가 있지 않겠냐"고 밝혔다. 

극에 달하고 있는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대포장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된 만큼 '정도가 심하다'고 비난을 많이 받은 제품은 포장을 안 바꾸고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불매운동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질소과자' 오명을 벗지 못하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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