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매출조작 '1조 클럽' 파문 전자업계 '후폭풍'
상태바
모뉴엘 매출조작 '1조 클럽' 파문 전자업계 '후폭풍'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0월 24일 07시 3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연 법정관리 신청 박홍식 대표 비롯 경영진 잠적…"재무 부실"
   
▲ 지난 9월 유럽 가전박람회 'IFA2014'에서의 모뉴엘 부스 전경.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승승장구했던 전자기업 모뉴엘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사실상 '뻥튀기'된 것으로 파악된 데다 경영진들 간의 다툼이 있었다는 '내부 알력설'도 제기되고 있는 등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박홍식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대부분이 연락 두절된 가운데 관세청과 금융당국이 고발 방침을 내세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매출 1100억원에 영업 현금수익은 고작 15억원

23일 업계에 따르면 모뉴엘은 채권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모뉴엘이 금융권에 빌린 여신 규모는 기업은행 1400억원, 산업은행 1165억원 등 1금융권 5900억원과 2금융권 200억원 등 총 6100억원대에 달한다.

특히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 1조27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 현금(738억원)과 매출채권(934억원) 등 유동자산만 3591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모뉴엘이 수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대목에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모뉴엘이 수출액을 부풀려 관련 서류를 조작한 뒤 금융사에 수출채권을 제출하고 할인 판매한 정황을 포착하고 모뉴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을 세웠다.

모뉴엘은 채권만기가 되면 다시 가공수출을 통한 채권을 발행하는 일종의 '돌려막기식' 운영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으로 판매한 할인채권만 무려 1조원대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은 모뉴엘에 대한 수사당국의 협조요청이나 검사나 실사 결과가 나오면 분식회계 여부를 따지는 '감리'에 직접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모뉴엘은 금감원의 감리 대상이 아닌 비상장사여서 공인회계사회가 위탁 감리를 하고 있다.

내부 경영진들 간의 권력다툼이 있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모뉴엘 창업자인 원덕연 부사장은 지난 7월 단행된 조직 개편에서 박홍석 모뉴엘 대표와 마찰을 빚고 지난 7월 퇴사했다. 사내 지휘체계가 마비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모뉴엘이 갑작스럽게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 6000여억원의 여신 채권을 발행한 금융사와 함께 모뉴엘에 부품을 공급하던 협력사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채권단 꾸려진 후 대책 논의될 예정"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서는 원인을 파악 중에 있으며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법정 관리가 신청이 들어갔으므로 채권단이 꾸려지고 주체기관이 선정된 후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도 불똥이 튈 조짐이다.

모뉴엘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012년 '히든챔피언'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뒤 총 2472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았다. 여신 잔액은 713억원으로 알려졌다.

′히든챔피언′인증기업은 수출입은행이 만든 중견수출기업 육성제도다. 인증기업에 선정되거나 육성대상기업에 들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금리와 한도에 특별우대를 받게 된다. 인증제도가 악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모뉴엘은 23일 현재 박 대표를 비롯한 회사 홍보팀 전체가 잠적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