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협상 답보…파산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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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협상 답보…파산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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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24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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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의 벼랑 끝에 선 미국의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의 운명이 파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자구계획 수정안 제출 시한을 1주일 남겨둔 가운데 정부와 채권단 등 회사의 운명을 쥔 당사자들 간에 복잡하게 얽힌 협상에 좀처럼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5억달러 규모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의 조건으로 30일 자구안 제출 시한 전까지 채권단과 노조의 고통 분담, 피아트와의 제휴협상 타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24일 현재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크라이슬러의 주요 고객들이 포드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국의 대형 렌터카 업체인 달러 스리프티가 포드에 대량 신차 주문을 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크라이슬러에 큰 타격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포드의 약진에 대해 자동차임대 컨설턴트인 닐 애이브럼스는 크라이슬러의 파산 공포가 확산되면서 "지금 자동차산업에는 믿기지 않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크라이슬러에 대해 이르면 다음 주 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노조와는 크라이슬러 직원의 연금과 퇴직 후 건강보험 혜택을 보장하는 것으로, 피아트와의 협상 시한을 못박지 않는 한편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우량 자산을 인수하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피아트는 앞서 23일 "미 재무부와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30일 이전 최종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고 같은 날 캐나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캐나다 자동차노조 측의 양보로 '크라이슬러 캐나다'와의 노사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기류가 급변한 것이다.

물론 미 정부 측은 파산 같은 대안도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선 피아트 등과의 제휴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섣부른 관측을 경계하고 있다.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정부 관리는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추측"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정부가 파산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파산보호신청에 따라 크라이슬러가 자산을 동결할 경우 이미 지원한 대출금을 회수할 길이 거의 막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가 의회 감사실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정부를 출처로 한 파산보호신청 준비설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크라이슬러 회생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채권단의 양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전망은 파산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안고 있는 약 70억달러의 부채 중 60억달러를 탕감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단은 24억달러만 탕감해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채권단은 아울러 피아트와의 제휴시 피아트의 현금 투자와 합병사의 주식 지분을 요구하고 나서 협상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오바마 정부의 파산검토 카드는 고통 분담에 응하지 않는 채권단에 정부가 벼랑 끝 전술로 대응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시장예측 전문기관인 CSM월드와이드의 마이클 로비넷 부사장은 앞으로 1주일 안에 크라이슬러가 의무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막판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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