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몰' 기자들의 평가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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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몰' 기자들의 평가는 이렇다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0월 14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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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관광객유입 '호평' 지역 고충 해결 '숙제' 교통체증·유료주차 '난제'
   
▲ 롯데월드몰 명품관 에비뉴엘 (샤롯데계단)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제2롯데월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사업이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

13일 오전. 옷깃을 여미게 되는 쌀쌀한 바깥 공기와 달리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홍보관 내부는 후텁지근했다. 기자들의 취재열기와 롯데그룹 임원진들의 긴장열기가 뒤섞였다. 걷어내기엔 천장형 에어컨 1대로 버거웠다. 곳곳에서 계절을 잊은 부채가 등장했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이 모두발언에, 이원우 롯데물산 사장이 프레젠테이션에 각각 나섰다.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기자들은 놓치지 않았다.

건물 안정성과 주변 교통혼잡 가능성, 입점업체 현황, 주차장 관리계획 등에 대한 포괄적인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롯데 측의 답변이 몇 차례 반복되자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내 짜증 섞인 반응이 새나왔다.

이후 현장투어에 나선 종합지·경제지·전문지·인터넷·방송 등 각사 소속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저마다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을 고르게 표출했다.

롯데월드몰 쇼핑몰동

◆ 주차비 10분당 일괄 1000원…영화 1편 최소 1만2000원 내야

"주차비를 무조건 10분당 1000원으로 책정한 건 극장이나 롯데마트 모두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상대로) 장사는 접었다는 의미지?"

A기자의 물음에 주변 기자들은 대체로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롯데는 구매내역과 무관하게 10분당 1000원이라는 일괄 주차비용징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3시간을 초과하면 50% 할증 요금도 부과키로 했다. 파격이라면 파격이다.

엄밀히 말하면 서울시와의 협의 사항이다. 유료주차장 전면 시행은 롯데월드몰 시공 승인 단서 조항이었다. 롯데가 자체적으로 손 댈 수 없는 영역이라는 얘기다.

"영화 1편이 최소 2시간이상 상영되니까…최소 1만2000원을 주차비로... 그런데 영화만 보고 도망치듯 달려 나오는 사람은 없으니까 최소 3시간 주차를 한다고 가정하면 1만8000원을 버리게 되는 셈이네요."

2인 기준 영화표, 주차료 합산 최소 4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B기자의 계산이다. 과연 누가 이 곳에서 영화를 볼까 궁금증이 빠르게 스친다.

"롯데마트도, 백화점도 문제야. 장 보거나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항상 목적구매를 하는 것은 아니잖아. 구매한 제품을 쇼핑백에 넣에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기도 하고…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기 보다는 자가용을 가져오는 경우가 더 많을 텐데 그에 따른 불만이 높아지지 않을까…"

C기자의 이 같은 의문에 D기자가 이견을 제시했다.

"기존 도심 백화점 또는 마트에서 주차문제로 생고생하다 파김치가 됐던 것을 생각하면 모두에게 나쁠 것 같진 않은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시간절약이 가능하다면 결국엔 소비자 입장에서 무조건 손해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서 주차하는 데만 2시간 정도를 길바닥에 버린 경험이 있거든요. '주차비용이고 뭐고 일단 차부터 세웠으면 좋겠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길바닥에 버리는 건 시간뿐만 아니라 휘발유도 포함되거든."

소비자들의 개별 '주머니' 상황에 따라 주차비용은 클 수도, 작을 수도 있겠다는 결론이 은연중에 도출됐다. 분명한 건 '있는' 소비자에게 있어 주차비용은 보다 쾌적한 쇼핑을 위해 기꺼이 지출할 수 있는 항목인데 반해 그렇지 않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낭비에 불과할 수 있겠다는 분석이다.

주차비용만 놓고 보면 롯데는 일정 정도 'VIP' 마케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다다른다. 그 범주는 개인은 물론 법인도 포함이다.

잠실 일대 교통혼잡 가능성과 침수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월드몰 스타에비뉴

◆ 지상 교통체증, 지하터널 차량 분산 어느 정도?

"롯데월드몰 일대에 버스 승·하차가 가능한 대규모 지하 터널을 만든다고 한들 교통혼잡을 막을 수 있을까. 도로를 넓히고 확장한다 해도 최종적으로 그 차량들이 한꺼번에 병목지점을 만들 게 뻔하잖아. 세로 방향으로 길게 늘어선 차량들을 가로 방향으로 재배열 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 같은데…"

롯데는 롯데월드몰을 중심으로 십자(十) 형태의 지하 터널을 준비하고 있다. 지상 교통체증 우려를 지하터널 차량 분산을 통해 줄인다는 복안이다.

E기자의 언급에 A기자가 빠르게 말을 이어 받는다.

"2011년인가, 잠실역 일대 침수가 됐던 것으로 기억해. 물론 당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긴 했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잖아. 그렇게 되면 지하 터널도 물에 잠길 텐데 대책은 있나 몰라."

B기자가 시큰둥하게 이어 받는다.

"교통난은 사실 크게 걱정 없을 것 같긴 해. 하루에 수 시간씩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 않아서 말야. 차량들이 애초에 롯데월드몰이 아닌 다른 구역으로 분산되지 않겠어? 롯데월드몰 보다 주차장 가격이 저렴한 인근 공영 주차장이나 유료 주차장으로 차량들이 몰릴 가능성 말야. 롯데월드몰 덕분에 인근 주차장들 돈 많이 벌 것 같아. 물론 이 마저도 개장 초반에 국한되지 않겠나 싶어. 다만 롯데가 아무리 대비를 잘 한다 한 들 폭우에 따른 침수는 막기 어렵겠지. 넘치는 걸 누가 막아 자연재해인데....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겠지만 (침수사고가 발생 된다면) 롯데가 침수사고 책임론에서 비켜서긴 어렵지 않을까. '롯데월드몰 공사 때문에 침수됐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

C기자가 화제를 바꾼다.

"싱크홀이다 뭐다 해서 아직까지 지역주민들은 불안한 건 사실이거든. 유동인구 증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롯데가 꺼낼 수 있는 '당근'인데, 지질학적 불안요소가 땅값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 같으니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지역민들이 많은 것 같다. 가만히 앉아만 있었을 뿐인데 내 집값이 뚝뚝 떨어진다고 생각해봐. 당장이라도 롯데에 달려가서 분풀이를 하고 싶지 않겠어?"

"롯데입장에서는 위험요소지. 지금까지야 롯데월드몰 공사와 (싱크홀이) 연관성이 없다는 식의 전문가들 의견이 나온 상태라 잠잠하지만. 만약 유사한 현상에 또 발생되면 여론은 자연히 악화되지 않겠어? 이론적으로 안전하고 뭐고 당장에 중단하라는 피켓시위가 롯데월드몰 일대를 가득 메우지 않겠나…"

D기자의 답변이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 中 소비자, 상품 가격과 무관 '싹쓸이'

해외 쇼핑객 유입 효과도 기자들의 큰 관심사였다. 핵심은 중국 관광객들이다.

롯데는 대형 관광버스 107대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별도로 구축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들이 최근 서울 시내 도심 곳곳 교통체증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바꿔 말하면 중국인들이 롯데백화점을 포함 신세계나 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을 먹여 살리는 '큰손'으로 떠오른지 오래라는 의미다. 이들은 상품 가격과 무관하게 '떳다하면' 그야말로 '싹쓸이' 한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면세점을 둘러보던 A기자가 말을 꺼낸다.

"일반 매장들에 비해 면세점은 통로가 상당히 넓네. 봐봐. 성인 5명이 나란히 걸어가도 될 정도잖아. 면세점에 힘을 많이 썼어. 저층에 있는 '애비뉴엘'을 통해 고가의 명품 브랜드들을 소개하고 그 발길들을 자연스럽게 위층에 마련된 면세점으로…좋은 전략인 것 같네. 상품 구입이 목적인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동선이 짧은 것 같아 유리해 보여."

"저쪽에 '스타 애비뉴'라는 광장도 있어. 우리나라 연예인들 소개하는 특화된 장소야. 한류 열풍이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에 뜨겁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지 않을까. 그대로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함인 것 같은데. 디자인에 공들인 흔적이 보이네. 디테일하고 오밀조밀 공간활용을 잘 한 것 같네."

B기자의 촌평에 E기자가 마침표를 찍는다.

"롯데월드몰은 전반적으로 중국인 관광객과 국내 상류층들을 겨냥했다는 느낌이 강해. 상품 가격을 포함한 이용 요금이 비싼 게 오히려 '나 여기에서 샀다'는 소비자들의 과시욕을 일정 정도 채우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 싶어. 롯데월드몰의 궁극적 타겟은 위를 향하고 있지만 그게 입소문을 타고 전체 소비군을 끌어들이는 상승효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비싸야 오히려 잘 팔린다는 유통업계 속설처럼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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