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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EHESS)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면서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해 공공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피케티 교수는 19일 신라호텔에서 세계지식포럼의 사전행사로 마련된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교육이나 조세 등 다양한 요소도 소득 불평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육 투자는 불평등 해소에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한국의 높은 사교육비 지출실태를 지목하면서 "교육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공공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며 교육에 대한 투자는 성장률의 상승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포용적인 교육제도는 소득 불평등을 낮출 수 있지만 소수를 상대로 하는 엘리트 교육의 강화는 소득 불평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피케티 교수는 이날 미국의 소득 불평등 문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 비율이 30년 전 30%대에서 현재는 20% 초반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하면서 시장 기능과 개방 경제는 지지하지만 자신의 관심사는 빈부 격차 확대가 언제 멈출지에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이후 서구에서 확대돼온 소득 격차의 근본 원인으로는 자신의 저서인 '21세기 자본'에서 주장한 것처럼 성장률보다 높은 자본수익률을 지목했다.
피케티 교수는 "부의 격차는 합리적인 수준까지만 벌어져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격차가 벌어지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부유층에 대한 고율의 누진세와 글로벌 부유세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또 한국은 선진국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이미 부유한 개발도상국이고 영원히 고속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 분위별 소득 집중도를 연구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논문을 거론하면서 "그 데이터만 보면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일본보다는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향후 개정판 발간 때는 한국 경제를 추가로 다루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토론회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유럽이나 일본의 70% 수준에 도달했고 5%대의 성장률이 계속되면 금방 같은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5%대의 성장이 영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부의 재분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까지 양질의 교육 기회가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공교육 강화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피케티 교수는 이날 토론회와 저서 '21세기 자본'의 한국판 출간 관련 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