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LF 패션·생활·문화 녹여 '한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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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LF 패션·생활·문화 녹여 '한계' 넘는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8월 2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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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계 위기-下] 애국소비 호소 시절 지나 "한국인 최적화가 경쟁력"

국내 패션산업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유니클로', '자라' 등 해외 SPA 업체들에게 시장을 빼앗긴데다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산의 파상공세도 위협적이다. 숨통이 트일만한 상황이 없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푸념이 잇따르고 있는 이유다.

경기 불황 속 소비자들은 '보다 더 싼' 해외직구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더 이상 '호갱'이 되지 않겠다는 집단지성의 종착지다.

트렌디함과 가격 모두 외국계에 밀리며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국내 패션업체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제일모직, LF 등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SPA와 중국산 저가 제품들 틈바구니에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심기일전하고 있다. 

더 이상 '애국소비'가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서 오직 제품력과 브랜드 가치를 키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 패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보조를 함께 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 일모 '에잇세컨즈' 글로벌화…LF 유통으로 영역 확장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된 제일모직 패션 부문은 올해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을 되찾으며 다시 '패션'에 방점이 찍힌 모양새다. 사명 변경을 통해 에잇세컨즈 등 패션부문 핵심사업의 글로벌화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리조트 부문 등 회사 내 타 사업부문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에버랜드 내 에잇세컨즈와 빈폴 아웃도어를 입점, 쇼핑과 레저를 결합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중국진출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빈폴아웃도어가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해있으며 내년 에잇세컨즈의 진출도 계획돼있다. 중국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가 된 만큼 '과감함'보다 '신중함'에 무게를 두고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LF(구 LG패션)은 올해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4월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바꾸면서 LG그룹과의 완전한 결별을 맞았다. LF는 'Life in Future'의 준말로 소비자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 기업으로 재도약할 것을 선포했다.

편집숍 등으로 유통사업을 확장하며 유통채널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LF가 운영하는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는 독특한 글로벌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젊은 디자이너 및 크리에이터가 만든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어라운드 더 코너 각 매장에는 아이스크림 상점 '소프트리'와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 '퍼블리크' 등이 숍인숍 형태로 자리 잡고 있어 쇼핑 전후 소비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012년 9월 서울 압구정동 가로수길에 1호점을 오픈 한 이후 현재 서울 홍대점, 서울 코엑스점 등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움'은 2009년 수입 여성 브랜드 편집숍으로 탄생한 뒤 지난 3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새단장했다. 소비자들이 고급스러운 문화 공간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패션 아이템·카페인테리어 등을 엄선해 품격을 높였다.

이랜드는 거침없는 해외 M&A와 중국에서의 선전이 가장 눈에 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 자사 브랜드를 대거 SPA로 전환하면서 중저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 이랜드 거침없는 M&A로 도전적 몸집 불리기

스파오, 미쏘 등 대표적인 SPA의 성장세가 뚜렷하며 M&A를 통해 인수한 브랜드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수절차를 마치고 작년 5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케이스위스는 인수한지 1년도 안돼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1분기 매출을 집계한 결과 미국 스포츠 브랜드인 케이스위스가 지난해 매출의 40%를 3개월만에 달성,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코치넬레, 만다리나덕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유럽 사업부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85% 성장했다.

해외 사업부의 호실적에 힘입어 올 한해 그룹 전체매출 12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탄력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빈폴 아웃도어'와 '에잇세컨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사내 타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의 경쟁력으로는 한국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제품력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또 "진부한 얘기일 수 있지만 결국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게 SPA나 중국브랜드 등 해외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F관계자는 "백화점 중심의 유통에서 셀렉트숍(편집숍)등으로 유통채널별로 비중이 분산되고 있다"면서 "패션기업이 이런 부분을 선점하는 것도 새로운 돌파구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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