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차-위닉스, 욕설-폭력 '막장 마케팅' 소비자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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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차-위닉스, 욕설-폭력 '막장 마케팅' 소비자 '눈살'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8월 01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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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 뜻하는 비속어 난무 '뺨 때리기' 까지…"아이들 배울까 겁나"
   

 

   
▲ 위닉스, 쿠차, 아워홈의 폭력적∙선정적 광고에 대한 소비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이런 X같은…", "저 XX년…"

남성의 성기나 성교를 뜻하는 비속어가 여과 없이 튀어나온다. 흔한 묵음처리도 없다. '싸다구~' '귓방망이'라는 말과 함께 상대의 뺨을 때리는 행위를 흥겹게 반복한다.

위닉스, 쿠차, 아워홈 등 산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욕설∙폭력 '막장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모방심리가 강한 아동∙청소년을 둔 부모들 사이에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 웃으며 뺨 때리고 맞고 '19금' 욕설도 술술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명의 여성들이 한 남성의 뺨을 번갈아 때리는 모바일 핫딜 쇼핑포털 '쿠차' 광고가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여성모델들이 "내가 제일 싸다구"라는 말과 함께 손이나 구두, 가방 등을 이용해 남성의 얼굴을 번갈아 가격하는 장면이 사실상 광고의 전부다.

가격이 '싸다고(구)'와 뺨따귀를 때리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싸다구(싸대기)'가 동음이의어라는 점에 착안한 발상이다.

경쾌한 동작과 효과음, 뺨을 맞는 남성의 즐거운 표정이 특징. 가학성을 전면에 내세워 단시간에 화제몰이를 하는 데는 성공했다.

소비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는커녕 이를 웃음의 한 코드로 사용해 아동∙청소년이 손쉽게 모방할 우려가 있다는 것.

실제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일부 유·아동들이 부모 혹은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때리는 등 흉내를 낸다는 제보가 줄을 잇는 상태다.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는 일부 온라인 육아커뮤니티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광고퇴출을 위한 실질적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쿠차 관계자는 "회사로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광고를 곧 내릴 계획"이라고 짧게 답했다.

식품제조∙유통업체 아워홈도 비슷하다. 건강을 해치는 밀가루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밀거래' 단속현장을 코믹하게 표현한다는 의도였지만 '귓방망이 쫙쫙'이라는 음악과 율동이 문제가 됐다.

'귓방망이'는 표준어가 아닐뿐더러 상스러운 느낌 때문에 사실상 욕설로 사용된다. 해당 음악을 흥얼거리는 아이들이 늘면서 주부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제습기업체 위닉스의 '뽀송'광고도 도마에 올랐다. 본격적인 제습기 시즌을 맞아 SNS를 타고 '재미있는 광고영상'으로 다시 회자되고 있는 것.

걸쭉한 욕설로 유명세를 탄 배우 김슬기와 김수미가 '욕 배틀(경쟁)'을 하는 게 골자다.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와 남녀간의 성교를 의미하는 욕설이 생생하게 오간다.

◆ "차별화 위해 자극…기업 자성 선행돼야"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욕설 사용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광고의 파급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업체 측 고민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신대학교 미디어영상 광고홍보학부 문철수 교수는 "많은 소비자들의 의견처럼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케이블의 인기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위에 따라) 지상파와 케이블로 광고가 나뉘는 것도 소비자들에게는 더 이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제습기처럼 계절성∙단발성 홍보가 필요한 품목의 경우 빠른 차별화를 위해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라면서 "강제로 이런 표현들을 제재할 수는 없고 이미 방영이 된 후에 규제하는 것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한 만큼 기업들의 자성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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