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車 '내수꼴찌' 삼성그룹 찜찜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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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車 '내수꼴찌' 삼성그룹 찜찜한 사연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9월 15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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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계약 2020년까지 '1등 기업' 이미지 훼손…중도 해지 가능성
   
▲ 자료 사진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의 내수시장 '꼴찌'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그룹이 찜찜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삼성' 브랜드가 최하위 성적을 냈다는 것 자체가 신경을 긁는다. 이미지 훼손 우려다.

◆ 상표 사용 계약 10년 연장… 2020년까지 사용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전신은 삼성그룹이 지난 1995년 세운 삼성자동차다. 외환 위기 이후 부침을 겪다 2000년 4월 르노에 매각되는 불운을 맛봤다. 직후 르노삼성자동차로 사명이 변경됐다.

르노 측은 지분의 80.1%를, 나머지는 삼성카드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삼성은 브랜드를 임차해 주는 대신 로열티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양사는 '합작 투자 계약 및 상표 사용 계약' 체결을 통해 '삼성' 명칭 사용을 올 2020년까지 10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문제는 르노삼성이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점이다.

르노삼성은 작년 내수 시장에서 6만27대를 판매해 완성차 업계 꼴찌로 전락했다. 최근 실적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노사 갈등을 매듭짓지 못하며 파업 위기감이 고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산에 공장용으로 확보해둔 부지를 매각하며 '먹튀 기업'이라는 비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삼성이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고 있는 배경이다.

여기에 양사간 이상 기류도 감지,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먼저 움직인 건 르노였다.

작년 6월 르노삼성은 삼성그룹과 오랜 기간 주거래은행 관계를 맺고 있던 우리은행과의 거래 관계를 중단했다.

대기업의 주거래은행 교체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당시에도 갈등설이 수면위로 떠올랐었다.

이와 별개로 르노삼성이 작년 전기차 SM3 Z.E.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삼성SDI가 아닌 LG화학을 선택한 것도 삼성 입장에서는 개운치 않다. 지난 5월에는 LG화학과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사실상 '다른 배'를 탔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르노삼성이 삼성 '꼬리표'를 떼어내려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GM대우가 한국GM으로 명칭을 바꾼 것과 유사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초라한 성적표의 대우 대신 쉐보레를 택한 것처럼 르노삼성도 새 옷을 갈아입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2년여 전쯤에는 르노가 삼성카드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 "계약 중간 해지할 이유 없어"

삼성 그룹 관계자는 "그간 르노삼성이 어려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이제 와서 계약을 중간에 해지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년 LG화학과 배터리 계약을 체결한 것은 단순히 좋은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계약을 한 것일 뿐 삼성과 관계를 끊기 위해 결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을 아직도 삼성자동차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있다는 점도 삼성 입장에서 찜찜한 구석"이라며 "이해관계 정리에 따라 얼마든지 르노삼성의 사명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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