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I·시세이도 日화장품 국내 소비자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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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시세이도 日화장품 국내 소비자 '등' 돌렸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29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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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안전성 '글쎄' 가격인상 '황당' 신뢰 실종…"성장세 둔화 사실"
▲ 한 대형백화점에 입점한 SK-∥화장품 매장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SK-ll,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에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치명타로 작용한데다 엔저∙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을 단행,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게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백화점 매출 두 자릿수 이상씩 감소 추정

2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각종 악재에 고전하고 있다. 제품안전성, 가격거품, 반일감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SK-ll, 시세이도, 수에무라 등 유명 일본 브랜드들의 백화점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빠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들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은 매출 공개를 꺼리고 있다.

지난해 촉발된 '방사능 공포'로 제품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게 치명적이었다. 실제원전 사고 이후 지난해 8월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처음으로 900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엔저∙원고 현상이 두드러짐에도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 반감을 산 것도 소비자 외면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대표적 고가 브랜드 SK-ll는 이번 달에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여행객이 몰리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제품가를 3%가량 올렸다.

소비자정서를 무시한 가격인상 단행은 부진한 매출을 채우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에서의 수요감소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대한화장품협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일본화장품 수입규모는 1억8066달러로 전년 대비 17.61% 감소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3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보이던 것과 대조적이다. 2012년 꺾인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화장품 수입국 가운데 역신장한 곳은 일본이 유일하다.

통신판매로 유명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오르비스는 내달 28일 오후 4시 이후 통신판매와 자사 사이트 및 모바일을 통한 상품 주문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2001년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국내에 진출한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외부 온라인몰과 롯데 드러그스토어인 '롭스'의 15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계속 영업을 할 계획이지만 브랜드의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통신판매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한국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통신판매 1위 DHC도 직영점을 철수하는 등 인기가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해 야심차게 직진출을 선언한 가네보도 백반증 부작용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특히 가네보 코리아의 부적절한 소비자 응대로 비난이 쏟아졌으며 소비자 집단 소송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경색된 한일관계와 일본이라는 출신의 한계로 인한 루머도 걸림돌이다.

◆ "매출 부진은 사실…파이가 많이 줄었다"

글로벌기업 P&G 소속인 SK-ll는 일본 계열이라는 이유로 반일 감정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들의 매출이 많이 빠진 건 사실"이라면서 "그간 워낙 장사가 잘됐었기도, 화장품 시장 자체의 경쟁이 거세지면서 파이가 많이 준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의 품질력이 수입브랜드에 밀리지 않을 만큼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심'을 잃은 브랜드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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