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주머니 두둑한데 '맥심 커피' 가격인상 '빈축'
상태바
동서식품, 주머니 두둑한데 '맥심 커피' 가격인상 '빈축'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25일 07시 2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익 업계 평균 2배, 인상 요인 소비자 전가 지적…원두값 급등 명분 '흔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동서식품(대표 이광복)이 매년 업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커피 가격인상을 단행, 빈축을 사고 있다.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있는데도 소비자에 모두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경쟁사는 오히려 가격을 내릴 계획이라 동서식품이 내세운 원두가격 급등에 따른 결정이라는 명분마저 설득력을 잃고 있다.

◆ 동서식품 커피 출고 가격 평균 4.9% 인상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다음달부터 커피 출고 가격을 평균 4.9% 인상한다.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5420원에서 5680원으로 4.8%,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780원에서 1만1310원으로 4.9% 오른다. 맥심 카누 48g 제품은 6920원에서 7260원으로 4.9% 인상된다.

지난 2월부터 급등한 국제 원두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9월 1파운드 당 118.4센트에서 올해 6월에는 174.1센트로 47% 상승했다"며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여파로 공급량이 대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커피 원두 시세의 주요 기준인 아라비카 원두의 파운드 당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급등세가 한풀 꺾여 주춤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재료 구입 부담도 다소 줄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소비자단체협의회도 자료를 통해 아라비카 생두 1㎏의 올해 상반기 평균가격은 4179원으로 작년 상반기 3280원보다 올랐지만 2012년보다는 1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커피 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협의회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할 때는 그 근거가 합당해야 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5598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증가, 영업이익은 1791억원으로 26.4%나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11.5%로 전년보다 1.7% 상승했다. 국내 10대 식품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한다.

◆ 경쟁사 남양유업 "가격 소폭 내린다"

동서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04년 14.8%, 2006년 15%, 2008년 15.2%, 2010년 15.3%로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남는 장사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우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타 식품업체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데도 이를 바로 제품가에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욱이 경쟁사인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가격을 내리기로 한 상황.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소비자 만족을 위해 가격을 소폭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원두 가격 안정세에 따라 우리만 가격을 일부 내렸었다"며 "남양유업이 작년에는 가만히 있다 이제 가격을 내리겠다고 하는 의도는 모르겠지만 동서식품은 이번에도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고민 끝에 인상률을 (평균 4.9%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