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문화계 '친일' 뿔난 여론 잠재우기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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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문화계 '친일' 뿔난 여론 잠재우기 '진땀'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30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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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양 '친일기업' 낙인 위기…'왜색' 발레공연 취소
   
▲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 주한일본대사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산업계에서 불이 붙은 '친일' 논란이 문화계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과 단체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기념 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려던 롯데호텔은 '친일 기업'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처하는가 하면 국립발레단은 왜색이 짙다는 비판에 예정된 공연을 취소했다. 매출감소나 이미지 훼손 등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 롯데호텔-삼양그룹 '친일 기업' 낙인 위기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최근 일본 치안유지 조직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 행사에 장소를 제공하려다 '백지화'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롯데호텔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를 싸잡아 '친일 기업'이라는 식의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반일 감정이 고조, 확산되면서 일부 기업인들의 과거 발언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한일경제협회 회장 추대 당시 발언이 문제였다.

김윤 회장이 친일 행적을 보인 조부에 대해 "창업주 수당 김연수 회장은 민족자본 육성과 산업보국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의 의사결정을 강조했다"고 말했다는 것.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친일 논란은 문화계로 번졌다.

국립발레단은 내년 첫 작품으로 선보이기로 한 '나비 부인' 공연 계획을 발표 3주 만에 철회, '지젤'을 올리기로 했다.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비 부인'은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를 발레로 각색한 작품이다. 일본식 무대배경과 소품으로 왜색이 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발레 '나비부인' 공연의 한 장면. 일본풍 배경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일본 관련 문제 민감하게 접근해야"

전쟁기념관은 애니메이션 제작·수입 업체인 대원미디어가 개최하는 '원피스 특별기획전' 장소를 제공하려다 취소하고, 다시 장소 제공을 결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원피스'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가 원작에 포함돼 논란이 된 작품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일본 대사관 측에서 계약할 때 자위대 관련 행사가 아니라 '대사관 리셉션'이라고 가계약을 맺어 사전 사태 파악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보다 철저한 확인과 업무 진행을 통해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평론가 박은석 씨는 "정치의 논리가 문화, 경제와 결부되는 것은 사회 발전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일본의 경우는 특수성을 띈다"면서 "과거 독일의 나치와 동급으로 비난 받을 수 있는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문화, 경제 등 사회 전반적으로 일본 관련된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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