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카이로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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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카이로스 대표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5월 12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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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푸드' 스피루리나 대량배양…"'어렵다' 는 성공할 수 있다는 뜻"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스피루리나. 단세포 해조류로 배양조건이 까다로워 전 세계적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자란다.

해외에서는 전문식당이 있을 정도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홍삼 등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고 있다. 

토종 기업인 카이로스가 세계최초로 스피루리나 대량 인공배양에 성공했다. 김광호 카이로스 대표는 거듭되는 실패에도 뚝심 있게 인공배양 설비를 개발, 스피루리나를 상품으로 만들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10년을 쉬지 않고 달려온 김광호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스피루리나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 세계보건기구, 스피루리나 미래식량 지정

Q. 스피루리나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각광을 받고 있는가.

== 스피루리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입니다. 칼슘, 철분,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각 우주식량, 미래식량으로 지정했을 만큼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요.

미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는 면역기능과 체내 방사능 물질 개선 효과로 건강식품 개발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국내외 의학계는 파킨스 병, 숙취해소, 당뇨병, 루게릭병, 항산화 등의 효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Q. 흡사 '만병통치약'처럼 들린다.

== 스피루리나의 효과는 세계각지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보건성의 실험결과가 가장 잘 알려진 사례죠.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에 피폭된 어린이들에게 스피루리나를 투여했더니 소변에서 방사능 성분이 줄었들었다는 게 골자입니다. 하지만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됐다는 보고는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겠죠.

   ▲ 스피루리나 플랜트 배양시스템.

Q. 스피루리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 지난 2003년 당시 화장품 원료공급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색조화장품 원료였던 스피루리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죠. 다른 재료는 주문 1주일만에 도착했지만 스피루리나는 주문 1개월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더군요. 

정체가 무엇인지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공부를 할 수록 재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활용성이 높고 효능이 뛰어난 재료를 수입에만 의존한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국내 기후조건 상 배양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불가능하다'와 달리 '어렵다'는 말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잖아요. 그때 시작했던 도전이 최근 성과를 낸 것입니다.

Q. 인공배양으로 얻을 수 있는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가.

== 1개월이면 400톤 정도의 스피루리나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단순계산으로 따져보면 연간 4800톤 정도 되겠죠. 이는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부족한 양입니다. 물고기 사료 시장만 연간 3000톤, 건강식품 시장에서는 연간 3만톤에 달합니다. 

5월 현재 공사 중인 거제시 배양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1600톤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어요. 말레시아 등 해외 배양공장 운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인공배양 성공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 스피루리나는 국내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35억년 전부터 멕시코, 아프리카 같은 고온지역이나 pH10 이상의 강 알칼리성 지역에서만 발견됐습니다. 

3~4년간 연속된 실패 끝에 생태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밀폐된 플랜트에서 배양을 다시 시도했습니다. 지난 2007년 500밀리리터의 종균 배양에 성공했습니다. 1리터, 5리터, 10리터로 확장할 때마다 실패는 거듭됐습니다.

지난 2010년 당초 목표했던 300리터의 대량배양 플랜트 개발에 성공했어요. 연구착수 7년만의 얻은 성과였습니다.

◆ 전 재산 연구개발 올인…10년간 수익없어

   
 

Q. 수입제품과 국내 배양제품이 어떻게 다른가.

== 살아있는 미생물은 국내 반입·출이 불가능합니다. 분말이나 알약 형태로 정제된 스피루리나만 수입 가능합니다. 생원료는 가공되는 순간 수많은 성분이 파괴됩니다. 액상제품 보다 흡수율이 낮다는 것도 단점이죠.

순도 높은 원재료를 구할 수 있다는 게 인공배양의 특징입니다. 스피루리나는 채취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순물과 섞이게 됩니다. 지역마다 순도는 천차만별이죠. 반면 폐쇄된 공간에서 배양되면 순수한 스피루리나를 얻을 수 있어요.

Q. 수년 만에 상품화에 성공했다. 그간 수익은 어떻게 올렸는가.

== 10년간 수익이 없었습니다. 전 재산을 쏟아 부어 인공배양에 성공했지만 대량 배양공장을 지을 돈도 없었죠. 정부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결과물이 없는 연구에 투자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민관투자기관은 달랐어요. 신청 1년만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은 대부분 10년 가까이 일했던 동료들입니다. 5~6년차 직원들은 신입사원과 다름없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카이로스를 지탱해줬던 것 같습니다. 

Q. 구상 중인 상품이 있는가.

== 건강식품과 숙취해소음료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이어 마스크팩, 알칼리소금 등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유산균음료, 모발제품 등은 전문제조사와 함께 준비하고 있죠. 홈쇼핑,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를 통해 소비자와 만날 계획입니다. 

국내 생산 인프라가 확보되면 배양 플랜트를 해외에 수출하고 싶습니다. 우리회사 시스템만 있다면 아프리카부터 러시아까지 어느 환경에서도 스피루리나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 같이 추운 곳에서는 꽤 많은 난방비가 들겠지만 말입니다.

◆ 김광호 대표는?

지난 2002년 카이로스 전신인 한국플랑크톤연구소를 설립했다. 2006년 카이로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세계최초 스피루리나 대량 인공 광배양 시스템 연구개발에 성공. 국낸 특허 1건과 국제 특허 4건을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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