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생명 지분정리…지배구조 변화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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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 생명 지분정리…지배구조 변화 속도 붙나
  • 이지연 기자 j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23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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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지연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축인 삼성생명 지분 대이동이 지배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점차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계열사들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은 단순 지분 정리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기획 등 4개 계열사는 이날 장 개시 전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 지분 1.63%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3118억원에 처분했다.

지분은 3천118억원 규모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넘어갔다.

이들 회사의 지분 처분으로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만 남게 됐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제조계열사→삼성생명'으로 이어진 순환출자 구조는 끊어졌다.

반면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 29만8377주(0.63%)를 사들이기로 했다.

NH농협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이번 지분 정리는 삼성생명과 비금융 삼성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와 지배구조가 단순하게 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도 "순환출자 구조와 금융·산업자본의 혼합은 그동안 삼성그룹이 비판받아 온 점"이라며 "삼성생명 관련 제조계열사들의 순환출자가 해소됐고 삼성생명의 삼성화재에 대한 소유를 단순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불거진 중간지주회사 도입설도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들고 있다.

당시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보유 지분이 34.41%까지 높아지자 산업계에선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회사 지분이 30%를 초과하면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중간 금융지주를 활용하면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 지분을 처분하지 않아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중간금융지주 도입 등 금산분리 시나리오가 재차 불거질 수 있는 이벤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정리 작업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로 직결되는 데 대한 경계론도 적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한승희 연구원은 "일부 계열사의 삼성생명 지분 처분은 그룹 내에서 단순화시킬 수 있는 소소한 지분 정리이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의 전초전이나 본격적인 지배구조 변화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분 처분 목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단기적으로 접근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며 "삼성생명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2대 주주라는 지위가 변화해야 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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