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실적 선방 불구 대규모 구조조정…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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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실적 선방 불구 대규모 구조조정…왜?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21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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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효율성 떨어져…"고객 배려없는 일방적 결정"
   
▲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한국씨티은행(행장 하영구)이 지난해 국내 7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점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편의 상실과 같은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 전국 190개 지점 중 30% 폐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전국의 지점 190개 가운데 29.5%인 56개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

영업구역도 서울∙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전국 6개 주요도시로 좁히고 고객층도 서민들보다는수익성이 보장되는 부유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희망퇴직도 받을 예정이다. 아직 은행에서 공식적인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통폐합될 지점 수를 감안했을 때 약 650명 규모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아직 노사간에 합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합의가 되는대로 회사측에서도 희망퇴직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스마트폰뱅킹과 같은 디지털 뱅킹의 발달로 비대면 방식이 전체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발생되는 운영비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대량 지점 감축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참여연대 경제조세팀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구조조정을 하려면 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과 같은 비상사태가 아니고서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씨티은행의 실적은 표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영업이익 2740억원을 달성해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시중은행 7곳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씨티은행이 유일하다.

또한 당기순이익은 2191억원으로 전년대비 15.9% 증가했다.

반면 씨티은행을 제외한 6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비 30.8% 감소했다. 실적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68%나 급감했다.

◆ "고객 편의 전혀 고려 안해"

시티은행 노조 측은 사측의 행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지점에서 면대면 거래가 필수인 대출이지 수수료도 나오지 않는 스마트뱅킹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현재 법원에 은행의 지점축소 결정에 반대하는 가처분신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앞으로 은행과 22일과 25일 2차례 협상이 더 남아있는데 여기서도 소득이 없을 경우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과 같은 단체행동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객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시티은행 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공동대표는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점을 없애겠다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은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를 할 때 먼 길을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도 아닌데 고객의 편의를 조금이라도 고려했다면 점진적인 축소가 이뤄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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