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페라가모-펜디 '명품백' 소비자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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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페라가모-펜디 '명품백' 소비자 '등' 돌렸다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23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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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법인 줄줄이 판매 부진 적자…"식상한 것 외면"
   
▲ 구찌-디올-펜디의 여성용 지갑 및 핸드백 제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구찌, 페라가모, 디올, 펜디 등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명품백'들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장기불황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힌데다 병행수입으로 가격경쟁력 및 희소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 매출-영업이익 동반 추락…적자확대 등 '수난'

22일 금융감독원 및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구찌, 페라가모, 디올, 펜디 등 주요 명품업체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구찌그룹코리아는 지난해 2425억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10억원에서 284억원으로 8.6% 줄어들었다.

명성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다.

페라가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119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43.2%나 쪼그라들었다. 2011년 영업이익 210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반토막난 셈이다.

특히 페라가모는 최근 갤러리아 명품관 리뉴얼 당시 퇴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64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디올은 2010년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29억원, 2012년 60억원, 지난해 64억원으로 3년 만에 적자폭이 146%나 확대됐다.

펜디는 상황이 가장 열악하다. 사실상 글로벌 기업의 성과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

펜디코리아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296억원으로 전년 308억원보다 4%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17억원에서 6억원대로 66% 급감했다. 

이들 브랜드는 장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위축의 유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에르메스와 같은 초고가 명품브랜드가 경기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병행수입 활성화와 해외직구(직접구매)족의 등장은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제품의 희소성을 떨어트려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었다.

정부가 병행수입 및 해외직구의 편의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면서 수입품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않다.

◆ 병행수입-해외직구 '2연타' 브랜드 가치 하락

수입∙판매창구가 다각화되면서 유통채널 별로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제품 판매에 있어 한결같이 고가 전략을 유지해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국내 핸드백 시장에 '로고리스' 열풍이 부는 것도 악재 중 하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로고가 제품 전면에 드러나는 '로고플레이'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식상하게 여겨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명품 브랜드 고유의 표식과 패턴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핸드백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호하던 시대가 지나고 소비자들의 시야가 확대된 게 준명품업계 위기의 원인일 것"이라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표현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가 커지면서 이미 너무 흔해진 브랜드와 제품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외면 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독창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소비접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기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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