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날씨 제화 '웃고' 의류 '울고' 패션계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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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날씨 제화 '웃고' 의류 '울고' 패션계 희비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16일 0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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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옷에 밀려 봄 신상품 창고 신세…"데이터 활용해 기후 변화 대비해야"
   
▲ '봄'이 실종되면서 간절기 패션도 설 자리를 잃어 패션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의류업체들의 봄화보.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봄을 건너뛴 대중없는 날씨에 패션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봄 신상품을 대거 준비한 의류업체들은 재고 걱정에 울상인 반면 제화업계는 나들이족이 크게 늘며 때이른 특수를 누리고 있다.

◆ 역대 최고 더운 '봄'에 간절기 패션 실종

15일 패션업계 및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평균기온은 평년 5.7℃ 대비 2.2℃도 높은 7.9℃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기온 역시 평년보다 1.8℃도 가량 높아 전국이 '더운 3월'을 보냈다. 

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이 잦아지면서 패션업계는 예년보다 10일에서 14일 가량 빠르게 여름 의류를 전진 배치했다.

봄 신상품으로 준비한 물량은 모두 창고 신세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지난 겨울 예상 밖 따뜻한 날씨로 아우터 재고 폭탄(?)을 맞은 패션업계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

업계 한 관계자는 "추웠다가 더웠다가 다시 쌀쌀해지는 등 이상기후 현상에 패션업체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면서 "날씨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한다고 해도 이를 100% 맞출 수 없어 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백화점은 발 빠르게 '재고 떨이'에 나섰다.

통상 5월부터 봄 상품 재고를 내놓는 것과 달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는 이달 초부터 서둘러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세일 특수는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의 경우 매출 비중이 큰 여성 패션이 부진했다. 정장 라인보다 원피스와 같은 여름 관련 캐주얼 라인들이 더 좋은 실적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도 역시 주로 아웃도어와 여름상품이 매출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 뉴발란스 워킹화 '999체리블라썸'

반면 제화업계는 고온현상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려는 나들이족 증가로 신발 판매량이 크게 늘어서다.

휠라(FILA)는 지난 한달 간 워킹화 매출이 전월 대비 약 300% 신장했다. 금강제화 역시 지난달부터 나들이용 슈즈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판매 목표를 30% 올려 잡았다.

오픈마켓을 통한 워킹화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워킹화를 포함한 운동화 판매량이 전달 대비 각각 150%, 155% 이상 뛰었다고 밝혔다.

뉴발란스는 '999체리블라썸' 운동화 판매 개시 몇 십분 만에 온라인 매장에서 매진되는 등 반짝 특수를 누렸다.

제화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날씨가 일찍 포근해지면서 야외활동을 나가는 고객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황금연휴 등을 고려했을 때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예측이 어려운 날씨변화에 패션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빅데이터 기반으로 환경적 요인 판단해 피해 최소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은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망관리시스템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통해 올해 봄 상품 물량을 줄였다.

LF(구 LG패션) 역시 QR(반응생산) 시스템을 통해 기후와 동향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한다. 블랙야크도 실시간 날씨 정보 시스템을 도입, 매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및 공급프로세스를 개선해 변화무쌍한 날씨에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적 요인들을 잘 판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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