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쌓은 '롯데왕국' 아들 신동빈 무너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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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쌓은 '롯데왕국' 아들 신동빈 무너뜨리나
  • 최미혜 한행우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11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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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비리-개인정보 유출-제2롯데월드 사고… '위기론' 부각

썩은 밑동이 나무 전체를 흔들고 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롯데그룹 얘기다.

롯데홈쇼핑에서 불거진 비리∙횡령 의혹이 그룹의 얼굴 격인 롯데백화점까지 덮쳤다. 롯데의 유통사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손꼽히던 신헌 롯데쇼핑 대표가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 초읽기에 들어간 것.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계열사가 '갑'의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로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수 차례. 음성적 거래 관행이 내부에 만연해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조기 개장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잇단 공사 현장 사고와 안전성 논란에 발목 잡혀 있다. 그룹 경영진의 장악력 부재냐, 실무진의 능력 부재냐 여부를 놓고 재계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컨슈머타임스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는 롯데그룹의 최근 실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한행우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쌓아 올린 '롯데왕국'이 아들 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룹의 '얼굴'인 롯데백화점이 거론되는 최악의 홈쇼핑 비리 스캔들로 '유통공룡'의 명성에 지우기 힘든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롯데카드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로 기업 신뢰도에 이미 치명타를 입은데다 신격호 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는 특혜시비, 각종 공사 현장 사고에 '바벨탑'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 세무조사-납품비리-인명사고 '지뢰밭'

11일 재계에 따르면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롯데홈쇼핑 금품 수수 비리 의혹에 롯데그룹은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까지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라 그룹이 입게 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사업 특성상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7월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종료 예정이던 세무조사는 1차례 연장돼 올해 1월 말까지 계속됐다.

세무조사 후 국세청은 롯데쇼핑에 6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롯데그룹에 부과됐던 추징금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말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에 5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같은 해 4월에는 롯데백화점 파견 여직원이 실적 압박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며 자살해 논란이 됐었다.

그룹에 닥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롯데카드 고객 26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롯데카드센터 업무가 일정기간 마비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항의는 거셌다.

유출된 개인정보 일부는 대출업자 등에게 넘어간 것으로 파악되는 등 여파가 만만치 않다.

그룹 숙원 사업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는 개장도 전에 사실상 '골칫거리'가 됐다. 8일 오전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혼자 배관작업을 하던 인부 1명이 폭발사고로 사망했다.

공사 현장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16일에는 공사장 44층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작년 6월25일에는 구조물이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자동상승거푸집(ACS) 구조물과 함께 21층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격호 회장의 평생 꿈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사건사고 줄지어 터지는데…"공식입장 없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1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신동빈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인사하며 본격적인 신동빈 회장 체제 출범을 알렸다. 이후 3년간 그룹 내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버지가 쌓은 '금자탑'을 아들이 허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만 해도 신동빈 회장 책임론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는데 롯데홈쇼핑 비리에 제2롯데월드 인사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롯데가 그룹 전반을 둘러싼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잇단 논란에도 '버티기'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위기설'을 촉발시킨 홈쇼핑 비리와 관련해 "수사중인 사건이니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수 차례 되풀이했다.

연이은 사건사고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한 그룹차원의 사과나 공식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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