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 궁금해하고 신변 정리 한다면 자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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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 궁금해하고 신변 정리 한다면 자살 위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01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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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보건복지부는 1일 자살 사망자 8000여명의 통계 자료를 분석, 자살 사망자의 유형별 특징과 위험요인 및 징후 등을 발표했다.

실제 자살사망자 72명의 유족을 면담하고 유서를 분석하는 등 처음으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 SNS에 자살 글 올리고 신변 정리한다면 관심 필요

복지부에 따르면 심리적 부검을 통해 드러난 자살 위험요인은 모두 14가지다.

이 가운데 △자해 2회 이상 또는 자살시도 1회 이상 △2회 이상의 반복적 자살의도 표현 △정신과적 진단 1회 이상이 공통 위험 요인이다.

여기에 △관계 단절 △무직·파산·실직·5000만원 이상의 빚 중 2개 이상 △12개월 이내 생애사건 중 4개 이상 △스트레스 반응 여부 △이혼·사별·독신·별거 중 2개 이상 등의 11개 추가 위험요인과 연령대별 가중 요인이 있다.

공통 위험요인 1~2개 이상에 추가 위험요 3~5개 이상, 연령대별 가중위험요인이 포함되면 자살이 임박한 '고위험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연령대별 자살 예고 징후도 다르다.

20대 이하는 학교와 직장 관계를 정리하고 SNS의 사진이나 문구가 자살과 관련된 내용으로 바뀐다. 보험 해지, 하드 포맷 등의 신변 정리에도 들어간다. 또 사후관계에 관심을 두거나 인터넷에 자살 방식을 검색한다.

30~40대는 알코올 복용이 심해지고 주변인에서 가족까지 관계 단절이 확장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주변 사람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빌기도 한다.

50~60대는 평소와 다르게 주위에 호의를 베푸는 특이 행동을 보인다.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거나 자식들에게 '어머니, 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불을 빨거나 가족을 위해 무엇을 사놓는 행동도 자살을 앞둔 이들의 특징적인 행동이었다.

김경일 아주대 교수는 "연령대가 낮으면 다수를 상대로 메시지를 전파하고 높은 연령대일수록 1대 1의 개인적인 메시지를 주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젊은 사람은 절망적인 상태에서 같은 절망을 겪는 사람을 찾고 싶어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자살 전 병원 출입도 잦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 사망자 6000여명의 자살 전 의료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자살 전 1년 동안의 의료이용이 자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많아졌다.

특히 자살 전 3개월 내에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으로 의료이용이 51% 늘었다. 남성은 상해로 병원을 찾은 비율이 35%, 여성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의료이용이 47% 각각 늘어난 것도 특징이었다.

여성의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가 소화불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하기 전 우울증 관련 약물의 이용도 늘었는데 자살 3개월 이내 수면제의 이용이 10~12개월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향정신성 약물과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이용도 각각 75%, 50% 증가했다.

안용민 서울대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상당수가 곧바로 정신과로 가기보다는 우울 증상과 동반된 불면증이나 소화장애 때문에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찾는다"면서 "특히 여성들이 이런 신체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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