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으로 세계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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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인으로 세계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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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stimes.com
2014.02.03

 

 

네이버, 라인으로 세계를 품다

 

 

 

 

 

 일본에서 부는 네이버 '라인(LINE)'의 기세가 대단하다. 모바일 메신저의 대명사로 통하면서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네이버가 국제화 전략으로 시동을 건 라인은 불과 2년 남짓한 기간에 3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고속 질주 중이다. 연간 매출액 200조원의 지구촌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리아의 다국적 기업 계보를 제조업에서 모바일로 바꿔줄 강자의 모습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도쿄 중심가 시부야의 복합빌딩 히카리에 27층. 라인을 상징하는 캐릭터 낯선 손님을 반겨 주었다. 문(Moon)과 코니(Cony), 브라운(Brown)이다.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그린 팩토리' 처럼 연두색 이미지가 강하게 디자인된 라인 도쿄 본부는 600여명의 임직원들로 분주했다. 미래시대를 주도할 비즈니스라는 자부심과 함께 젊음과 비전의 에너지가 넘쳐났다. 일본인 직원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스페인, 미국, 한국, 인도, 타이완, 멕시코 등 전 세계 청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여기서 피부색을 관찰하거나 오너의 국적을 묻는 것은 촌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투자와 경영지휘 모두를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주도하지만 누구도 라인의 투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직원들은 물론이고 가입자와 일본의 미디어 관계자들까지 라인은 글로벌 기업으로 여기고 있다. 차세대 월드 비즈니스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열도를 휩쓸 때 다국적기업들은 모두 현지를 떠났다. 그러나 라인 주재원들은 끝까지 철수하지 않고 집에서 버텼다. 그때 편리하게 주고받는 문자로 고안된 것이 라인 서비스였다. 공포를 이겨내면서 버티고 남아 절박한 심정으로 만들어낸 라인은 복구가 시작되자 일본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립된 절망 속에서 모바일로 간단히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확인해주는 도구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소비자들에게 강한 이미지가 새겨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사요시 손(손정의)이 소프트뱅크를 교포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면 라인은 고난을 이겨낸 한국 인터넷 세대들의 작품인 셈이다.



 

 

   
 


 

 

라인은 국내의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다.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고 음성, 영상 통화가 가능하며 게임과 만화, 날씨 등 온갖 디지털 콘텐츠가 제공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타이완, 중국, 남미, 스페인, 프랑스 등 전 세계 230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일본(가입자 5000만 명), 태국(2000만 명), 타이완(1700만 명), 인도네시아(1400만 명), 스페인(1500만 명)같은 10여 개 나라에서는 메신저 서비스 1등 기업이다. 그 여세를 몰아 라인은 지난해 말 스페인과 미국 LA에 지사를 냈다.

동남아시아의 강세는 예상했지만 스페인과 유럽지역의 뜨거운 반응은 예외였다고 한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석권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인은 지난해 말 3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본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6개월만의 일이다. 3억 명 돌파에 5년이 넘게 걸린 페이스 북 보다 2배 앞선 속도다.

확산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걸게 한다. 처음 1억 명에 도달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19개월이었고, 1억 명에서 2억 명까지 6개월, 3억 명까지는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 말 라인은 가입자 5억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페이스 북과 중국의 위챗(텐센트사 서비스. 시가총액 125조원)을 상대로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다. 구글과 유튜브도 추격 대상이다.

라인은 올해 도쿄 주식시장이나 나스닥에 상장을 검토 중이다. 예상 가치는 3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단한 일이다. 네이버하면 아직 기성세대들은 그저 유망한 인터넷 벤처기업 정도로 알고 있다. 검색을 기반으로 한 매출 2조원 규모에 놀라 조,중,동 보수매체들과 집권 새누리당이 연합해 지난 1년 동안 '네이버 때리기' 로 세월을 보냈다. 디지털 기기 수출은 강국인데 소프트웨어는 형편없는 후진국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버젓한 대표주자 하나 길러내는데 이렇게 인색한 게 우리 정서다.

제조업이 저물고 디지털이 뜨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상식이다. 종이신문이 외면당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매체로 젊은이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시대의 트랜드다. 이를 역행하고자 한다면 넌센스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어제의 과거와 이별해야만 새로운 미래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미래는 그냥 우리 것이 되지 않는다. 성장엔진이 필요하다. 그 동력을 제조업에서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창조경제는 청년들의 디지털 사고에서 캐내야 한다. 그들을 인정하고 응원하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발행인 justin7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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