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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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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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읽히는 보고서를 만들 것"
   
 

[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증권사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인수합병(M&A)시장에 수많은 업체들이 나오고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상황이 어렵다보니 증권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연구원들의 숫자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초 62개 증권사의 연구원은 1321명으로 지난해 초와 비교해 132명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대기업 실적 전망까지 빗나가자 증권사 연구원들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황.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타 증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읽힐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황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김 센터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 시장 불황에 리서치센터장 부임…"부담 막중"

Q. 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센터장을 맡은 것이 부담이 되지 않나.

== 당연히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주식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니까요. 예전에는 연구원이 시장의 꽃이라고도 표현됐지만 지금은 비용부서로 밖에 보지 않으니까요.

특히 지난해부터 리서치센터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마지막 리서치센터장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 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Q. 특화된 모습이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가.

== 아직 개편이 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만 리서치 팀을 큰 2개의 틀로 나눌려고 합니다. 먼저 기존의 경제, 전략, 채권, 산업체 및 기간산업을 바탕으로 큰 기업에 대한 정보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탑-다운(top-down)팀입니다. 다음은 절대수익률을 중시하는 바텀-업(bottom-up)팀입니다. 저평가된 기업들을 찾아 투자자들에게는 절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렇게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를 시키는 과정에 있고 설날 전에는 마무리 지을 예정입니다. 이 밖에 다른 분야를 맡고 있는 연구원들이 연합해 한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고요.

Q. 연합 보고서라면.

== 최근 내놓은 보고서 중 '삼성전자를 어찌할까요?'가 그 중 하나일거 같습니다. 이 보고서는 전략, 퀀트, 반도체를 담당하는 연구원 3명이 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분야의 연구원들이 연합해서 쓰기는 힘듭니다. 각 연구원이 갖고 있는 생각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의 생각이 합쳐진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자산분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우리 조직 자체가 슬림한 만큼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증권사 센터장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데.

== 지금 센터장분들은 82~84학번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버블이 깨지면고 체계적인 분석이 잡히는 시기에 그분들이 센터장이 된 것이죠. 하지만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자 리서치센터도 확대보다는 조직 정비의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기능상으로도 정부 수요자의 니즈가 변화다보니 센터장의 교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최근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 환경이 바뀐 것은 받아들여야 된다고 봅니다. 몇 년 전부터는 시장은 박스권 안에 갇히고 펀드도 확장보다는 시장의 수익률을 따라가는 펀드나 ETF 등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회사나 리서치센터의 경우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회사의 정책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주식시장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 일단 거래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은 증권회사의 거래대금 확대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나 주식 관련 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기업들은 시장 친화적인 자세로 배당을 늘리고 증권사들은 상대수익률 보다는 절대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 상품들을 더 많이 출시해야겠죠.

Q. 올해 코스피 전망은.

==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예상밴드는 1850~2250선 정도입니다. 경기의 경우 생각보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회복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상승은 빨라야 금년 말이나 내년 초 쯤이 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Q. 최근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인은.

== 시장 상황이 어려워서입니다. 특히 코스피에 상장된 삼성전자나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들이 예전처럼 매출을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반면 코스닥에 포진한 중소기업들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죠. 이들 기업은 환경에 적응하거나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 "시장에서 읽히는 보고서를 만들어 낼 것"

Q. 기업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된 상황인데 해결 방법은.

==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홀드 이하의 투자의견에 대해서는 굉장히 인색합니다. 일부에서는 '안 좋으면 안 좋다고 말하면 되지 않냐 일반 투자자들은 솔직한 부분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이 실제로 부딪히는 기관 투자자나 개인들은 다릅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합니다. 외부에서 말하는 것과 직접 느껴지는 부분이 완전히 다른거죠. 게다가 우리나라의 경우 직설적인 표현도 못쓰고요. 해외랑 투자 문화 자체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연구원들이 쓴 보고서를 잘 살펴보면 논조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잘 살펴보면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Q.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해줄 말은.

==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야 된다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언론에 나온 뉴스나 기업의 재무제표 정도는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본인 스스로가 그 기업이 이익이 나는지 아니면 어떤 회사인지 등 기본적인 지식을 갖는 것도 필요하고요. 그 부분을 잘 살펴보면 적어도 회사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상장폐지 될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비제도권에서 나오는 이슈나 단기 모멘텀에 집중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즉 남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내 돈이 들어가는 것인 만큼 좋은 주식을 사고 기다리는 것이 처음 주식 투자하는 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목표는.

== 올해 목표는 탑-다운과 바텀-업. 이 양쪽 축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탑-다운팀은 경제라는 매크로 변수를 중심으로 전략과 대형기업과의 실적이 맞물리는 보고서를 만들어 색다른 아이디어와 타이밍으로 시장에 선보일 겁니다. 또 바텀-업은 스몰캡 쪽에서는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고 잘하고는 있지만 역량을 더 강화시킬 겁니다.

이를 통해 기관에게 읽힐 수 있고 마케팅도 가능하도록 해 다른 증권사들과 차별화된 리서치팀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 김영준 센터장은?

1994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5년부터 하이닉스 반도체에서 근무했다. 99년부터 교보증권에서 반도체 담당 연구원을 지낸 후 KTB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등을 거쳤다. 지난 2011년부터 교보증권 스몰캡 담당 투자전략팀장을 맡은 후 올해 1월부터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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