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모피 '비건 패션' 국내에선 '시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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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모피 '비건 패션' 국내에선 '시들' 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1월 02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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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가세 진피 매출↑ "잔인성 고려…생각하고 소비해야"
   
▲ 1년 평균 약 4000만 마리의 동물들이 모피를 위해 희생되고 있다. 털 채취를 목적으로 사육·방치되는 토끼의 모습. (사진 출처=PETA)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동물성 의류 제조과정의 잔인성에 반대, 인조 모피를 입자는 '비건패션' 움직임이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어 동물 애호가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모피를 과시의 수단으로 여기는 풍조가 팽배한데다 모자·장갑의 털 장식(퍼 트리밍) 등이 겨울철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젊은 층의 소비가 급증하는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 모피 수입 및 소비 전세계 1∙2위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모피 반대 운동, 패션업계 불황 등의 불리한 여건에도 주요 백화점들의 모피 매출은 급신장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올 겨울 모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가량 늘었다. 모피 매출은 평균 한자릿수대로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특히 올해 전체 모피 매출이 10∼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011년에는 모피 수입 세계 1위, 2012년 2위를 기록했으며 해마다 모피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모피 소비자의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20대가 수백만 원대의 다운 재킷 대신 가격대가 비슷한 모피상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20대의 모피 소비가 4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부 선진국의 모피 기피 현상과 달리 국내에서는 진짜 모피를 가치 있게 여기는 소비 풍조가 팽배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진짜 모피'를 '인조 모피'로 속여 판 유명 업체들이 여러 차례 적발되기도 했다. 그만큼 진짜 모피의 잔인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거부감이 크다는 것.

국내에서도 인조 모피를 입자는 일명 '비건 패션'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비거니즘'(채식주의)을 의류에 적용한 것으로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는 패션을 통칭한다.

사실상 인조 모피 생산의 기술 발달로 진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패션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조모피는 대부분 물세탁이 가능해 진피보다 관리가 쉽고 진드기나 먼지 등을 방어한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진피와 비교해 보온력에 별 차이가 없고 디자인 등이 훨씬 다양한 반면 값은 매우 저렴하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육안으로 진피와 인조모피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인조모피의 기술이 발전했다는 부연이다.

하지만 소비자 인식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진짜 모피가 부의 상징이라는 인식 때문에 자칫 '찻잔 속 태풍'으로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장식용 털 수입 비중이 더 커…꼭 필요한 소비인지 생각해야"

모피 수입 1위 국가인 만큼 국내 시장 및 소비자의 인식변화가 세계적으로도 동물보호에 주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동물 보호 단체들은 지적한다.

동물자유연대 이기순 정책국장은 "전체가 다 털로 이뤄진 모피 코트는 물론, 일반 점퍼의 모자에 부착되거나 장갑 등을 장식하는 털(트리밍 퍼) 역시 똑같이 잔인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쯤이야'하는 소비자 인식과 달리 장식용 털이 모피 수입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부연이다.

그는 이어 "단순히 유행에 편승하는 건지 내게 꼭 필요한 제품인지 한번 더 생각해보는 소비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면서 "업체들도 인조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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