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저노믹스 , 융합혁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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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저노믹스 , 융합혁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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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9

 

컨버저노믹스, 융합혁명의 시대

 

 

세상이 하나로 섞이고 있다. 각 분야마다 분화된 구조에서 전문적인 키워드를 찾고 독자적인 이론과 검증을 통해 세상의 주류를 형성하고자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합종연횡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시냇물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는 것처럼 다른 요소를 결합시켜 새로운 모델을 찾아가는 융합이 미래의 아이콘이다. '규모의 경제'에서 '범위의 경제 와 '전문성의 경제'를 거쳐 '융합의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화, 디지털화, 인구통계의 변화, 프로세스의 범용화, 산업구성요인의 변화,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 부상하는 경제체제들, 나빠지는 환경, 문화적 충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슈들이 융합을 통해 심층결합을 시도 중이다. 이는 조직과 기술, 산업, 오픈 이노베이션, 생체인공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구조로 맹렬히 재탄생하고 있다. 기업경영이 단순한 효율적 접근단계를 지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분파의 학문적, 기능적 배경과 혼합된 가운데 도출되는 새로운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혁신전략이 바로 컨버전스에 나온다고 선언하고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정면으로 돌직구를 던졌다. 지난 10년 이상 뒷걸음질 쳤던 경제현장의 분위기를 융합으로 일신시키고 새로운 활력을 찾겠다는 의도다. 1988년 이후 헤이세이 후쿄(平成不況)의 쇼크에서 장기간 허우적대던 일본 역시 경제심리 전환을 위한 결정적인 도구로 융합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베의 새로운 일본건설 핵심 가치는 바로 컨버젼스 경제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있었던가. 역사상 수많은 이론과 실전이 교차했지만 새로운 것만이 온전히 지배했던 시대는 극히 드물었다. 인류의 진보는 결국 기존의 이론과 성과를 새롭게 결합해서 얻어낸 산물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그 동력원으로 늘 새로워졌다. 기존의 모든 것을 제거하고 파괴함으로서 새로운 창조를 이룬다는 슘페터의 역설도 맥을 같이 한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키워드 역시 창조경제다. 미래의 융합을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먹거리를 찾고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는 매우 역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 이런 변화의 원인과 시대흐름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의 가능성을 연구해야만 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영석학 이상문 박사는 놀라운 통찰력으로 '컨버저노믹스'를 조감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경영학회장을 지냈고 환태평양 지역 4천명의 석학들이 참여하는 학회에서 20년 이상 의장으로 창의적인 컨퍼런스를 이끌고 있다.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지식인 500인 선정은 물론 의사결정, 생산관리, 국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론적 구루로 꼽힌다.

이상문 박사가 제시한 융합경제의 시스템 모델은 학계의 검증과 토론을 거쳐 이제 기업이나 소사이어티로 다양하게 확산 중이다. 그는 데이비드 올슨(네브라스카 대학 교수)과 함께 철저한 연구와 분석적 실례를 토대로 융합을 대중적 눈높이까지 낮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컨버저노믹스는 융합경제에 머물지 않고 제3의 물결을 주장한 엘빈 토플러 이후 세계 경제의 새로운 트렌드 즉, 제4의 물결운동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2,30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바르게 경영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다.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경영기법이 홍수를 이뤘던 이유다. 현대 경영학의 수많은 이론과 유명 학자들이 양산된 춘추전국 시대였다. 적기생산, 전사적 품질경영 시스템, 식스 시그마, 벤치마킹 등이 그 시대 산물이었다. 10여 년 전부터 기업들은 바르게 일하기보다는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결정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정만 잘 내리면 성과는 뛰어날 것으로 인정했다. 의사결정시스템, 기업성과 관리시스템, ERP가 각광을 받았다.

이러한 단계를 지나 미래에는 경영이 어떤 주제로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이상문 박사는 주저 없이 융합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 해답은 바로 "어떻게 새로운 일을 할 것인가. How to do new things"로 모아진다. 새로움에 미래비전을 담고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우위와 지속가능성이 달성되리라고 보는 것이다. 기업들은 기존의 장점을 골라내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 경쟁 우위를 찾기보다 최소한의 생존조건에 급급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개발과 치열한 실천만이 강한 기업을 만들어 줄 뿐이니까. 당연히 미래의 시대적 요구는 혁신이 원천인 '융합경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모든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갈망하지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매우 힘들다. 독보적인 발명은 투자와 노력이 엄청난 작업이다. 그것이 곧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지름길은 기존의 환경에서 찾아낸 이질적인 것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고객이 잘 받아들이면 에디슨의 위대한 발명 못지않은 결합적 혁신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미시적인 서비스기법이나 판매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거시적으로는 최근 유행하는 기업의 인수 합병 역시 컨버전스의 산물이다. 단일 기업이 수년간 노력해도 효과적인 M&A 하나를 능가할 수 없다. 모든 경계가 사라지고 그 경계 사이에서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다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개별기업이 가지는 독특함과 경쟁력 속에 담겨있는 혁신의 DNA를 다시 짜내고 모아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지속가능성이 보장된다.

수많은 주장과 토론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변치 않는 하나의 진리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뿐이겠는가. 조직, 국가, 경제블록 간 융합이 시너지를 일으키면 엄청난 변혁이 올 것이다. 노사, 계층, 지역, 남북 갈등으로 찢겨져 있는 한국병 치유방법도 융합이라는 프리즘으로 관찰해 볼 일이다. 17세기의 위대한 과학자 뉴턴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섰다"는 표현을 즐겼다. 난쟁이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면 거인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발행인 justin747@c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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