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헌 '프로젝트 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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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프로젝트 옥' 대표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8월 19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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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확대… 대학생·사회초년생 주거문제 해결로 고민 덜어"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미래를 꿈꾸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대학생들이 집 걱정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들에게도 수 천 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서울시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빠듯한 주머니 사정에 아파트 전셋집 마련은 '남의 일' 같다. 발 품을 팔아 저렴한 주택을 어렵게 구해도 햇볕이 들지 않거나 벽에 곰팡이가 피어있기 일쑤라 입주가 망설여진다.

소셜 벤처기업 '프로젝트 옥(PJT OK)'은 오래되거나 비어 있는 집을 전세, 월세로 빌려 보수한 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재 임대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보증금 부담 없이 40만원 안팎의 월세만 지불하면 된다. 이 업체가 운영 중인 셰어하우스 '우주(WOOZOO)'는 각 호점 마다 10대 1이 넘는 입주 경쟁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프로젝트 옥'의 김정헌 대표를 만나 셰어하우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청년들, 삶의 질 높일 수 있는 주거공간 필요

Q. '프로젝트 옥', '우주' 명칭들이 모두 독특합니다.

== 프로젝트 옥(PJT OK)은 주거 문제를 다루는 소셜 벤처그룹입니다. '옥'은 2가지 의미를 담고 있어요. 집을 뜻하는 한자 '屋'과 영문 'OK'를 뜻합니다. 프로젝트 명으로 사용했던 '옥'에 애착이 생겨 설립 법인명도 '피제이티옥(PJT OK)'으로 결정했죠.

셰어하우스 '우주'는 '피제이티옥'에 속한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자어 '宇'와 '住'의 합성어로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집'이란 가치를 함의하고 있어요. 향후 셰어하우스 '우주' 외에도 다른 주거 문제를 조명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Q. '프로젝트 옥' 창업 배경에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고 하던데요.

== 저를 비롯한 창업 멤버 4명은 사회적 기업 '딜라이트 보청기'에서 근무했습니다. 하루는 당시 인턴으로 근무했던 박형수 경영지원팀장이 월급을 받았다 길래 밥을 사달라 농담을 던졌죠. 박 팀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월세, 식비, 교통비 빼면 월급에서 남는 것도 없어요"라고 답하더군요.

자취생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가 그 순간 저에게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비싼 임대료에 대한 고민부터 값싼 방안에서 피폐해지는 신체·정신건강까지 모두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주거문제입니다. 해결 방안을 궁리하다 '프로젝트 옥'을 만들게 됐죠.

  ▲ 우주 1호점 내부 모습

Q. '집 걱정'하는 대학생들이나 신입사원들을 주위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 현재 서울로 유학 중인 대학생 수는 약 13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이 중 52%가 1인 최저 주거기준인 4평보다 좁은 곳에서 거주하며, 비위생적이고 고립된 생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가격만 싸서는 안됩니다. 쾌적한 주거환경은 물론 공통적인 관심사를 갖고 있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삶의 질 높일 수 있는 주거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Q. 8월 현재 운영 중인 '우주' 1호점부터 5호점까지 모두 서울 강북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강북 지역은 우선 임대비가 강남 지역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합니다. 셰어하우스로 활용도가 높은 빌라, 단독주택, 한옥 등이 밀집돼 있고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강북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강북 지점이 많아 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사업 범위를 강북으로 한정하겠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Q. '프로젝트 옥' 멤버 중 건축학 전공자가 없는데 사업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 경영학도들이 모여 있는 만큼 과제가 생기면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하나씩 풀어나갔습니다. 처음에는 기숙사, 옥탑 방, 컨테이너 등의 주거공간을 구상했어요. 정작 현실화 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게 많았죠. 끝내 찾아낸 모델이 셰어하우스였습니다.

말 그대로 집을 공유하는거죠. 처음 '프로젝트 옥'이 떠올린 셰어하우스는 70~80년대 우리나라 하숙집 이미지에 드라마 '논스톱'이나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나오는 주거공간을 더한 이미지였어요.

Q. 셰어하우스, 국내에선 아직 낯선 형태의 사업입니다.

== 일본이나 유럽에는 셰어하우스가 활성화 돼 있어요. 일본의 '도밍고 하우스'가 대표적이죠. 높은 주거비로 악명을 떨치고 잇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델프트, 헤그드 등은 컨테이너나 노후 된 유람선을 주거공간으로 개조해 사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공간구성이나 운영방식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차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있습니다.

Q. 집 주인과 임대사업 계약을 체결한 뒤 내부개선공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집 주인과 함께 사업을 진행합니다. 상담을 통해 리모델링 비용이 결정되죠. 보통 약 66m2(20평) 정도가 공사범위로 지정되는데 15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됩니다. 집 주인의 요구에 따라 추가비용이 나오기도 하죠. 내부개선공사 비용과 월세비용을 계산해서 집주인에게 6~7%선의 임대수익을 제시합니다. 임대차기간은 4~5년 정도로 하고 있어요.

◆ 우주 6, 7, 8호점 오픈 임박

   
 

Q. 기존 주거공간을 셰어하우스로 변경하는 작업이 쉽지 않겠어요.

== 낡거나 버려진 곳을 선택해 그 집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재 탄생시킨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불가피하게 기존의 오래된 설비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죠. 그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튀어나오곤 합니다. 특히 배선, 수도 등 기본적인 부분에서 입주자들이 불편함을 겪지는 않을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 비용을 최소화하다 보니 디자인 측면에서 경제적 제약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Q. 새로운 우주 지점 오픈이 임박했습니다.

== 8월 현재 6, 7, 8호점이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6호점(성북구 미아동)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집' △7호점(동대문구 전농동)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 △8호점(은평구 녹번동) '등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의 집'이란 콘셉트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7호점은 입주 단계에 접어들었고 6, 8호점은 이달 중으로 마무리를 지을 방침입니다.

6호점은 건물 1, 2, 3층이 모두 연결돼 있어요. 11명 정도 수용 가능한데 1층에는 마당, 3층에는 테라스가 있죠. 정원이 있는 7호점은 화단을 가꿀 수 있고 멋스러운 아일랜드 풍 식탁이 구비돼 있습니다. 8호점의 특징은 베란다 창문으로 북한산 전경을 감상하수 있다는 점이죠. 세련된 시설을 자랑하는 조용하고 안락한 집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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