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족?" 산업계 트렌드 주도 소비자 '귀한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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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슨 족?" 산업계 트렌드 주도 소비자 '귀한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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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어답터'부터 '골드퀸'까지…"입소문 마케팅 항상 예의주시"
   
▲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민희 기자] '내가 봐도 내가 좀 죽여 주잖아…내가 제일 잘 나가'

가수 2NE1이 부른 '내가 제일 잘 나가'라는 곡의 한 소절이다. 노래 가사처럼 트렌드의 '뒤'를 따르기 보다 앞서 '잘 나가는' 소비자들이 있어 주목된다.

패션, 화장품뿐만 아니라 식품이나 디지털 기기 등 다방면에서 주도적으로 트렌드를 만들거나 이끌며 다른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쳐 기업들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존재다. 얼리어답터, 커넥터에 이어 최근에는 골드퀸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한 업체 홍보팀 관계자는 "트렌드를 앞서가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블로그 행사, 체험단 등을 운영해 입소문이 나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들을 항상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누구보다 빠르게"…얼리어답터

대학생 A씨는 새로 나온 태블릿 PC을 구입하려고 한다. 기존에 있던 PC는 중고 시장에 내놨다. 고가의 제품이라 당장 사기에는 돈이 부족하다. 최신형 제품을 하루라도 빨리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점심 한끼쯤은 굶어도 상관 없다. 소유하는 것에는 미련이 없다.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는 데 만족을 느낀다.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는 뜻 그대로 남들보다 빨리 신제품을 사서 써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군을 일컫는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발 빠르게 관련 정보를 접한다. 신상품에 관해 스스로 평가를 내린 뒤 주변 사람들에게 특성을 알려주는 성향이 있다.

◆ "남들과는 다르게"…알파 소비자

주부 B씨는 재봉틀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새로 구매한 자녀의 옷에 B씨만의 개성을 더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옷을 만든다.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 산책에 나선다. "이 옷 어디서 샀냐"는 주위 사람들의 질문과 "나도 만들어 줘"라는 요청에 뿌듯함을 느낀다.

알파 소비자는 그리스어로 '첫째가는' 을 뜻하는 알파(α)와 소비자를 합성한 용어. 소비자 중의 소비자를 뜻한다. 획일화된 제품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된 제품에 개인화된 가치를 더한다.

◆ "날 따라 해봐요 이렇게"…커넥터

직장인 C씨는 퇴근 후 모임에 나가는 일이 잦다. 어떤 제품이 좋은지 어디에 있는 식당이 맛집 인지 추천하며 정보교류를 하는 이 시간이 즐겁다. C씨는 틈틈이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댓글도 확인한다. 며칠 전 올린 외국 화장품 리뷰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구매 방법, 가격 등의 문의에 일일이 답변하는 것이 귀찮기는커녕 즐겁기만 하다.

커넥터(Connector)는 일 대 다수(One-to-many relationship)의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친구와 지인을 만드는데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어 소문을 내기 좋은 적재적소에 포진하고 있다. 한 상품이 그들의 마음에 들면 몹시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것이 특징이다. 소수자의 상품이나 문화로 치부될 수 있었던 상황을 변화시켜 대중적인 유행으로 전염시키기도 한다.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마켓메이븐

파워블로거 D씨는 모르는 게 없다. "아이들 사진 찍기에 좋은 카메라가 뭐냐", "잠실 근처 상견례하기 좋은 장소가 어디냐" 등 주위 사람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한다. 각종 제품, 음식점, 여행 등의 정보를 기록하는 D씨의 블로그 일일 방문자는 5000명이 넘는다.

마켓메이븐(Market Mavens)의 메이븐은 지식을 축적한 자라는 뜻으로 정보를 많이 가진 소비자들을 지칭한다. 시장 전반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다른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원으로 영향을 미친다. 마켓메이븐이 온라인에 올린 소감, 추천, 댓글을 통한 정보는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광고보다 마켓메이븐의 정보를 더 신뢰한다.

◆ "엄마도 여자다"…골드퀸

주부 E씨는 동창들과 어울려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요즘 행복하다. 자식들을 위한 제품이 아닌 평소 입고 싶었던 원피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건강식품을 구매한다. 가수 조용필 콘서트에서 신나게 야광봉을 흔들며 "용필이 오빠"를 외치고 집에 오는 길 "다음에는 영화를 보자"고 약속한다.

골드퀸(Gold Queen)은 경제력을 갖춘 40ㆍ50대로 외모와 건강에 관심이 많고 여가생활을 즐기는 중년 여성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남편이나 자식만을 챙기던 이전의 중년 여성들과 달리 본인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왕성한 구매력에 문화 상품 소비의 판도가 뒤집어 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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