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의사를 만든 의사 '올리버 R. 에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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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의사를 만든 의사 '올리버 R. 에비슨'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7월 15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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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숙 글 / 안재선 그림/ 샘터 / 155쪽 / 1만1700원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제중원'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만큼 우리에게 익숙하다. 백정의 아들이 조선 최초의 근대식 의사가 됐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그 의사를 키워낸 의사이자 교육자, '올리버 R. 에비슨' 박사는 여전히 낯선 이름이다.

에비슨 박사는 조선 최초의 의사를 양성해 근대 의학의 기틀을 닦고 지금의 연세대학교와 세브란스 병원이 있게 한 인물.

저자 고진숙은 부와 명성을 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조선땅으로 건너와 40년을 쏟아 부었던 역사 속의 에비슨 박사를 따스한 시선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제중원의 4대 원장이었던 에비슨은 제중원 운영권을 넘겨받은 이후 병실을 늘리고 수술실을 만들어 병원의 면모를 갖춰나갔다.

그는 △약값을 낼 수 없는 환자라도 진찰을 거부하지 않는다 △통역을 거치지 않고 한국어를 배워 직접 환자를 진찰한다 △빈방은 모두 청결한 입원실로 만들어 되도록 많은 환자를 수용한다 △수술실을 넉넉히 준비해 모든 종류의 수술이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을 통해 병원을 운영했다.

또 조선 사람들이 스스로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의학 교과서를 한글로 번역, 출판할 만큼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키워낸 7명의 의사 홍종은, 김필순, 홍석후, 박서양, 김희영, 주현칙, 신창희는 스승의 뜻을 받들어 조선 사람의 건강을 돌보고 후학을 양성하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다. 이후 모두 독립운동에 몸을 던지며 뜨거운 조국애를 보였다. 

에비슨은 루이스 H. 세브란스를 설득해 1904년 세브란스 병원을 완공했다. 연세대학교의 초석을 닦은 것.

33세의 젊은 나이에 조선에 왔던 그가 73세의 노인이 되는 40년 동안 조선 의학계는 자립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많은 조선인 의사와 교수가 배출됐다.

조선 사람들 스스로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했던 그의 꿈이 이루어진 셈이다.

에비슨은 반대를 무릅쓰고 세브란스병원장 및 의학전문학교 교장으로 조선인 오긍선을 추천, 모든 것을 조선인에게 물려주고 1935년 고국 캐나다로 돌아갔다.

당시 서울역에는 8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그를 배웅했다고 한다. 현재 그가 잠들어있는 스미스 폴스 힐크레스크 묘지의 묘지명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BORN 1860 KOREA DIED 1956'.

조선에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던 벽안의 의사. 부와 명성을 모두 버리고 가난하고 헐벗은 환자들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던졌던 그의 인생은 21세기의 의학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출판사 샘터는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건립된 에비슨 의생명연구원에 기부할 예정이다.

올리버 R 에비슨 한국 최초의 의사를 만든 의사/ 샘터 / 155쪽 / 1만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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