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롬 등 원액기 '몸에 좋은 섬유질'다 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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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 등 원액기 '몸에 좋은 섬유질'다 짜낸다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3월 06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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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당 과다 소비자 건강 외면" vs 업체 "자연 성분 몸에 좋아"
   
▲ 휴롬과 쿠첸의 원액기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휴롬, 동양매직 등 업체의 원액기가 채소나 과일에 함유된 몸에 좋은 섬유질과 영양소 상당량을 그대로 폐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단맛이 강한 과일을 착즙할 경우 당을 과도하게 섭취, 소비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 채소, 과일 속에 포함된 섬유질과 영양소 '외면'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액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체는 휴롬이다. 2010년 매출 700억, 2011년에는 매출 1700억원을 달성하는 등 2배 이상의 고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성장률도 상당했던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동양매직과 쿠첸 등이 뒤늦게 뛰어든 상태로, 이들은 영양소가 보존되고 믹서기보다 흡수율이 높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식으로 원액기를 홍보하고 있다.

휴롬의 경우 과일을 생으로 먹는 것보다 체내 흡수율이 65% 이상 앞선다며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압착방식'이 채소와 과일 속에 포함된 대부분의 섬유질과 영양소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여대 식품분석학과가 원액기의 영양분 손실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포도에 함유된 안토사이닌 성분은 300g에서 229g으로 감소했다. 이 성분은 항산화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믹서기에 간 포도는 해당 성분을 전량 그대로 유지했다.

다른 조사에서 믹서기는 채소의 섬유질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었던데 반해 원액기에서는 섬유질이 아예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원액기가 짜낸 당분은 사과 250ml 기준 당 함유량은 32g, 포도 원액은 37.5g였다. 당 함유량이 높다고 알려진 같은 용량의 콜라가 29g, 핫초코가 31.8g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당 섭취 권고량을 50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 원액을 250ml만 마셔도 하루 권고량의 6~70%를 충족하는 셈이다. 당 과다복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 "당 함유량 경고, 소비자에 알려줘야"

휴롬 관계자는 "섬유질이 빠져 나가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생과일 그대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공적인 당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당이다. 건강에 크게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측 자료에는 안토사이닌 등 일부 영양소가 믹서기보다 많다"며 "레시피 북을 첨부해 과일만이 아닌 채소와 함께 먹기를 권하는 등 소비자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원액기를 통한 당 과다섭취 위험성을 사전에 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녹색소비자연대 허혜연 팀장은 "헤드폰 업체들은 (헤드폰을) 오래 들으면 난청이 올 수 있다는 일반 상식에도 불구하고 사용 설명서에 (난청 가능성) 경고문을 삽입한다"며 "원액기 업체들 역시 압착돼 나오는 원액의 단위당 당 함유량이 높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일별로 평균 영양성분을 표기, 소비자들이 손쉽게 원액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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