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원인, 생각보다 20만년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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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원인, 생각보다 20만년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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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뉴스관리자]  `베이징원인(北京原人)'으로 불리는 원시 인류는 기존 가설보다 20만년이나 앞선 약 78만년 전 빙하기의 혹독한 추위 속에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베이징원인은 지난 1921년부터 1966년 사이 중국 베이징 부근 저우커우뎬(周口店) 일대에서 수만 점의 돌연장과 함께 발견된 약 40구의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 화석들에 집단적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과 미국 연구진은 첨단 연대측정 기법으로 화석을 분석한 결과 화석들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가 68만~78만년 전의 것이며 도구를 만들어 쓰던 직립원인들이 저우커우뎬 일대의 동굴들을 근거지로 삼아 생활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인류의 이동 시기와 경로에 관해 새로운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 확실시된다.

   지금까지 대다수 학자들은 약 200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한 무더기의 직립인간이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아대륙 및 동남아 해안지대로 각각 퍼져나갔을 것이며 이들 지역으로부터 일부는 빙하기에 훗날 자바섬이 된 지역으로, 다른 일부는 북쪽으로 이동해 베이징 북부와 서부지역에 정착했을 것이라는 이론을 지지해 왔다.

   1892년 자바섬에서 발견된 최초의 직립인간 화석은 약 160만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베이징원인의 연대가 새로 밝혀짐으로써 약180만년 전 지금의 그루지야지역으로부터 출발해 유라시아를 가로지르는 별개의 이동경로가 존재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지야의 드마니시 지역에서는 약175만년 전 인류화석이 무더기로 발굴되고 있다.

   연구진은 또한 과거 생태계에 관한 자료가 풍부해지면서 북방 이동 경로의 존재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숲에서만 살았던 멸종한 동물들의 화석이 새로 발견됨으로써 지금까지 직립원인이 지나갔을 것으로 추정돼 오던 동남아 루트가 사실은 뚫고 지나가기 어려운 원시림이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루지야와 저우카우뎬은 같은 위도대이며 북쪽 이동로의 거리가 더 짧다"고 지적했다.

   직립인류의 뇌는 현생인류의 절반 크기로 이들은 주로 물방울 모양의 손도끼 등 돌연장을 만들어 사용할 줄 알았으며 이들은 약 3만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연구진은 이들이 살았던 시대에 저우커우뎬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빙점을 오르내렸지만 너무 건조해 빙상이 형성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의 생활을 오늘날 춥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혹한 지역인 캐나다 캘거리에서 변변한 옷도 없이 마음대로 불을 피우지도 못하면서 사는 것에 비유했다.

   이들은 베이징원인들이 이처럼 추운 날씨를 견디고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세 가지로 추측했다.

   첫째는 불. 동굴에서 불의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불이 일부러 피운 것인지 우연히 난 것인지를 밝혀줄 증거는 없다.

   둘째는 모피. 당시 인류가 거친 도구를 사용해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 입었다는 증거는 없지만 헐렁한 털가죽을 걸쳤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셋째는 이들이 추위를 견디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다. 연구진은 이들이 현대에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처럼 말초부위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생리적 변화를 겪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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