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쁜 김연아? "지금이 쉬는 거죠"
상태바
너무 바쁜 김연아? "지금이 쉬는 거죠"
  • 운영자
  • 기사출고 2009년 05월 02일 10시 51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 서울아산병원 소아병동 방문, 6일 KB국민은행 자선행사 참가, 7일 대한빙상경기연맹 지원금 수여식 참석.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5월 첫째 주 일정표다.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지난 3월 31일 귀국했던 김연아는 오는 10일 밤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돌아간다.

국내 체류 일정은 40일.

그동안 김연아는 '한국방문의 해'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 위촉식에 나섰고, 광고모델로 활약하는 삼성전자 하우젠 에어컨 광고 시사회에 참석했다.

무엇보다 가장 공을 들였던 행사는 'KCC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였다.

김연아는 귀국하고 나서 이틀 동안 시차적응을 마치고 지난달 3일부터 화성시 병점동 '유앤아이센터' 빙상장에서 스케이팅 훈련을 시작했고, 지난달 24일부터 사흘간 2만1천여명의 팬들 앞에서 피겨퀸의 연기를 선보였다.

말 그대로 숨 가쁜 일정이다. 김연아는 오는 10일 토론토로 돌아가기에 앞서 세 차례 공식행사와 더불어 한 차례 CF 촬영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언제 운동하느냐', '너무 CF에 연연하는 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호사가들의 말처럼 선수의 진을 빼는 '살인 일정'은 아니라는 게 매니지먼트사인 IB 스포츠의 설명이다.

◇ 휴식은 최소 10시간 보장

김연아가 귀국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바뀌지 않는 원칙 중 하나는 '10시간 휴식제'이다.

IB스포츠에 따르면 국내에 머물면서 스케줄을 소화하고 가장 늦게 귀가했던 게 오후 11시 정도다. 설령 자정에 들어갔다면 다음날 일정을 오전 10시 이후부터 시작하도록 스케줄을 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하루에 3개 이상의 스케줄을 만들지 않고 있다. 분명 빡빡하긴 하지만 운동선수로서 체력 유지나 컨디션 조절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는 일정을 잡지 않는 게 매니저의 임무다.

각종 홍보대사 위촉식 역시 1시간 이내면 마무리되고, 2일 열리는 '군포수리수리마법축제' 시내 퍼레이드에는 15분 정도만 참가한다.

IB스포츠 관계자는 "오전에 일찍 일이 끝나서 오후 일정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적이 있어서 트레이너에게 물리치료도 받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라고 귀띔했다.

◇ 광고 촬영은 피곤해(?)

김연아는 한국에 머무는 40일 동안 4편의 CF를 찍는다. 이미 3편은 마쳤고 마지막 하나만 남았다. 김연아가 광고계약을 맺을 때 중요시하는 부분은 '촬영 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운동선수인 만큼 광고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위험한 동작이나 지나치게 촬영시간이 늘어지지 않도록 광고주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마치고 있다.

광고주들 역시 'CF 촬영 때문에 김연아가 운동을 하는 데 지장이 있다'라는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김연아도 피겨스케이팅의 종목적인 특성상 연기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 8시간 이내에 촬영을 마칠 수 있다는 게 IB스포츠의 설명이다. 지면광고 촬영은 4시간 이내로 못박았다.

스케이팅 동작을 해야 할 때는 절대 어려운 동작을 피하고 있다. 스핀 장면 역시 느린 동작으로 처리돼 사실상 큰 어려움이 없는 2회전 점프를 선택하고, 이마저도 만일을 대비해 김연아와 체형이 비슷한 대역을 대기시킨다.

◇ "1년 내내 스케이팅만 할 수 없다"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끝내고 귀국해 6월초에 토론토로 돌아갔다. 지난해는 부상 치료 때문에 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상 없는 완벽한 몸 상태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던 김연아는 오히려 지난해와 비슷한 국내 스케줄을 치르면서 토론토 출국 날짜를 앞당겼다. 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한 대비책이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은 이미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나서 동계올림픽에 대비한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 구상을 시작했다.

김연아가 지난달 아이스쇼를 끝내고 나서 "5월 말이면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얘기한 것도 코치진의 사전 준비를 염두에 둔 말이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국내에 머물며 많은 스케줄을 처리하고 있지만 새 시즌 준비를 위한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

그동안 세 차례 정도 어릴 적 친구들과 절친한 국내 피겨 선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대신 함부로 외출하기 어려워 친구 집을 방문해 회포를 풀었다는 게 IB스포츠의 귀띔이다.

IB스포츠는 "일부에서 일정이 힘들어 훈련을 제대로 못 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하지만 선수의 관점에서 보면 빙상장을 잠시 떠나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1년 내내 빙상장에 갇혀 운동만 할 수는 없다. 쉬는 기간에도 매주 2~3차례 빙상장 훈련은 계속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장기간 해외 전지훈련에 필요한 경비와 은퇴 이후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휴식기에 경기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상업활동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IB스포츠의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