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수(水)난시대, 수 천억 투자한 생수사업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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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수(水)난시대, 수 천억 투자한 생수사업 '암초'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2월 12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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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국내 판매' 놓고 진실공방…"협의에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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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오리온(회장 담철곤)이 수 천억원을 들여 생수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초반부터 거대한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원재료인 '용암해수'의 국내 판권을 놓고 제주도와 의견 충돌이 빚어지면서다. 제주도는 오리온이 국내 사업과 관련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제동을 걸었다. 도내 공기업이 운영하는 '제주삼다수'와의 경쟁을 방지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생수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 2016년 11월 제주 향토기업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21억2400만원에 취득했다. 이후 3년여간 1200억원을 투자해 제주 용암해수산업단지에 3만㎡(약 9000평) 규모 공장을 지었다.

이렇게 탄생한 프리미엄 미네랄 워터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지난 1일 전용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출시됐다. 중국 최대 커피 체인 '루이싱 커피'와는 공급 계약을 맺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진출할 계획이었다.

오리온은 중국을 발판으로 베트남까지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은 맞지만 국내에서의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을 오리온은 분명히 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와 해외 판매를 모두 하겠다고 사업계획서에 명백히 적었으며 항간에 오리온에서 해외 판매만 하기로 약속했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며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물을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오리온의 생수사업을 둘러싼 잡읍은 기자간담회 당일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판매 여부를 두고 제주도와 이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도의 '공수화(公水化)' 정책과 연관이 있다.

제주도는 제주테크노파크(JTP)와 제주개발공사를 산하 기관으로 두고 생수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는 오리온 공장이 위치한 제주용암수산업단지를,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각각 용암해수와 지하수를 사용하는 사업자들이다.

여기서 제주도는 오리온이 국내 판매를 위한 별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오리온이 제주용암수를 전량 해외 수출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용암해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오리온은 국내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이 없으며 제주용암수산업단지 입주사인 만큼 물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리온 입장에서는 같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제이크리에이션은 2013년부터 국내 판매를 이어온 점에서 부당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와 오리온은 최근 갈등을 매듭짓기 위한 협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협의에 들어간 것은 맞지만 세부적인 상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원만한 협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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